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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천장 깬 여성CEO, 지키긴 더 어렵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유리천장 깨고 간신히 올라왔지만, 지키긴 더 어렵네’

여성이 남성보다 어렵게 기업 임원의 자리에 오르면서도, 더 쉽게 퇴출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막는 장벽인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깬 여성 임원의 자리는 언제 바닥으로 내려앉을 지 모를 살얼음판 같은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여성 임원 진출 증가로 인한 위험성 증가와 아직도 만연한 남성 위주의 기업문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스트래티지앤(전 부즈앤컴퍼니)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 임원이 해고되는 비율은 남성 임원이 해고되는 비율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롤 바츠 야후 전 CEO. [사진=위키피디아]

스트래티지앤이 2500개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난 10년 간의 임원 해고율을 조사한 결과, 남성 임원은 10명 중 3명 미만(약 30%)이었고, 여성은 5명 중 2명(약 40%)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쉽게 해고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FT는 대표적인 사례로 2011년에 퇴출당한 인터넷 기업 야후의 캐롤 바츠 전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해 물러난 프랑스의 원자력 회사 아레바의 안느 로베르종 전 CEO를 들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페르-올라 카를손은 여성 임원 퇴출 비율이 높았던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이사진 구성이 남성 위주로 되어 있다는 점과 그동안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여성 임원들의 진출이 전보다 늘어나 ‘의심 요소로 인한 영향’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카를손은 남성들이 독점하고 있는 기업 이사회의 문화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대다수의 고위직 여성들이 업무에 있어 발언하기가 어려운 환경이고, 변함없이 모두가 지지를 보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요인으로 인해 여성 임원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2500개 주요 상장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이는 2012년 4.2%보다 낮은 수치다.

기업들이 여성 임원을 다수 임명하면서 위험성이 높아졌고, 아직은 여성 임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동안 일부 국가에서는 정치적ㆍ문화적 영향으로 의도적으로 여성 임원을 임명하기를 원했고, 때문에 이것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얘기다.

카를손은 “기업들이 여성 최고경영자를 임명하기 원했기 때문에 위험을 더 감수할 수밖에 없었고, 몇몇 경우에선 이런 위험이 현실화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스트래티지앤은 사회적인 분위기의 변화로 고학력 여성 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오는 2040년 여성 임원 비율이 전체임원의 3분의 1 가량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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