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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 - 강윤선> 나는 나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가?
세월호의 침몰로 온 세상이 침몰한 듯하다. 전국민이 기적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지금도 바다 속에서 어둠과 공포와 함께 싸우고 있을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면 말로 다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견딜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온다. 책임자를 문책하고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반복해서 들려오지만 세월호의 침몰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영원히 우리 가슴을 아프게 만들 침통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생각과 태도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미국의 보험관리사 하인리히가 만든 1-29-300법칙이 있다. 한 번의 대형 사고는 29번의 사건과 사고가 누적되어 나타난 것이고, 29번의 사건과 사고는 300번의 작은 조짐과 징후 누적되어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그리고 20여년 전 서해 페리호 사고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사건과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은 조짐과 징후를 무시하고 조그만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일이 반드시 일어난다는 사실을 하인리히 법칙이 말해주고 있다.

우리 모두가 침몰한 지금,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우리 자신부터 들여다보고 돌아봐야 한다. 누구든 이 엄청난 사회적 재앙의 공범자일지도 모른다. 혹시 문제의 근원이 나에게도 있지나 않을까. 이런 아픈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지 않기 위해 내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각자의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어린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와 운명을 같이했던 수많은 피해자들과 그 유족들을 위로해주는 방법은 함께 아파해주고 손 내밀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위치에서 자기 본분을 다할 때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아픈 상처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다만 세월과 함께 약해질 뿐이다. 그 상처위에 새살이 돋아나고 희망의 싹이 자라나야 한다. 상처가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상처가 생겨 치유하기 어렵게 만드는 일을 우리는 더 이상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단순한 다짐과 각오만으로 이런 전대미문의 비극적 사태를 막을 수는 없다.

잘못된 성과주의, 원칙과 법을 어기고도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 대충해도 된다는 안이한 자세 등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 기회에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심각한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으며 위기 시에 몸을 던져 뛰어들 수 있는가. 그리고 위기 속에서 내 본분을 다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가. 자신의 직무에 대한 무지와 무능함이 얼마나 치명적인 피해를 안겨줄 수 있는지를 다 같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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