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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ADT캡스 인수금융 성공한 외환은행 곽철승 IB본부장
외환은행이 투자은행(IB)으로서 제2의 부흥을 노리고 있다.

올초 IB업무를 담당하게 된 곽철승<사진> 외환은행 IB본부장의 포부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독보적인 외화자산 운용 노하우를 가진 외환은행은 1980년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IB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민영화 이후 시중은행 따라잡기에 바빴고, 론스타가 대주주가 되면서 외환은행의 위상은 쪼그라들었다.

이런 외환은행에게 지난달 낭보가 날아들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칼라일의 국내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에서, 인수금융을 주선한 외환은행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인수금융 규모는 9850억원. 금융권에선 이같은 대형 딜(Deal)이 올해 안으로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곽 본부장은 “수익도 수익이지만 외환은행의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IB업무는 극소수 사람들이 모여서 합니다. 한마디로 클럽이 형성되는 것이죠. 부침이 심했던 외환은행이었지만, 직원들이 이 네트워크를 꾸준히 유지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예대마진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전통적인 상업은행이 IB업무에서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모든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해당 업체의 현금 유동성과 차주의 신용도, 미래 사업성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담보가치를 주로 따지는 대출과 차원이 다르다.

특히 가장 보수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은행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 만큼 치밀해야 한다”는 게 곽 본부장의 지론이다.

외환은행은 IB여신심사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국제금융전문인력과 외화자금조달 능력, 국내 은행 중 최대를 자랑하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자원개발 및 인프라 구축은 다른 은행의 추월을 불허한다.

그는 국내 은행이 투자은행으로 가려면 갈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갈 수 없는 길이 아니라고 말한다. 곽 본부장은 “IB 업무능력은 자본시장의 규모와 궤를 같이 한다”고 했다. 미국 금융회사들이 세계 IB시장을 평정하는 것도 자본시장 규모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란 것이다.

외환은행 직원 8000명 중 투자은행(IB) 업무 담당자는 60여명이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곽 본부장은 1988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외환은행맨’이다. 외화자금부와 기획관리그룹장을 거쳐 현재 IB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 위주의 딜에서 글로벌 시장과 중소기업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비효율적인 재무구조로 어려움을 겪던 중견기업인 송원산업에게 최상의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올초 2025년 해외비중 40% 달성이란 목표를 내세웠다. 곽 본부장은 외환은행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해외 인수금융 분야 진출을 매일 고민하고 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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