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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송세월’ 한 해상크레인 복귀...‘대우등 조선소 10억 이상 손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대기하던 국내 조선업체의 대형 해상크레인 3대가 모두 철수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16일 해경의 요청으로 해상크레인을 즉시 투입했지만 약 9~10일 동안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해상에서 대기만 하다 기상 악화로 철수했다. 당국이 구조와 인양 가운데 무엇에 중점을 둘지 정하지 않고 무조건 해상크레인을 투입한 탓이다. ‘무한 대기’를 하는 동안 발생한 추정 손실은 크레인 한대 당 약 10억원에 달한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투입했던 3600t, 8000t 규모 해상크레인 2대는 지난 26일 거제조선소로 복귀했다. 지난 24일 기상 악화 예보에 따라 해양경찰청에 피항 신청을 했고 해경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철수가 결정됐다. 대우조선해양도 3600t급 해상크레인 ‘옥포 3600호’를 지난 25일 저녁 거제조선소로 복귀시켰다. 

삼성중공업이 투입한 8000t급 해상크레인. [사진=삼성중공업]

두 회사는 “사고 현장 인근 기상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안전의 위험이 있어 피항 신청을 했다. 사고 인근 해역에 안전한 피항지에 대기하려했으나 마땅한 곳이 없어 조선소로 복귀시켰다”며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다시 즉각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저녁 3600t급 해상크레인을 각각 투입했다. 삼성중공업은 18일 8000t급 해상크레인을 추가 투입했다. 이를 위해 동남아 선사를 수소문해 예인선까지 빌렸다. 하지만 당국이 구조와 인양 가운데 어떤 작업에 중점을 둘 지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크레인부터 투입해 아무런 지침을 내리지 않으면서 해상크레인 3대와 작업 진행을 위해 투입된 100여명의 인력은 지난 9~10일동안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바다 위에서 대기만 했다.

해상크레인은 선박 건조 시 대형 블록을 야드에서 도크로 옮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설비다. 최근 선박이 대형화되면서 블록 자체의 크기도 점차 커지는 추세라 해상크레인은 작업에 필수적이다. 야드에 골리앗크레인이 있지만 900~1000t규모라 이보다 하중이 무거운 블록은 해상크레인으로 옮겨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3600t급 해상크레인 한대를 하루 빌리는 비용은 1억2000만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해상에서 무한 대기하던 해상크레인이 건조작업에 투입되지 못해 빚은 손실이 약 10억원이 넘는다는 결과가 나온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3600t급 해상크레인 두대 중 한대를 투입하면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부에서 4000t급 해상크레인을 추가로 대여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빌려놓은 해상크레인이었다. 사고와 상관없이 먼저 필요에 의해 빌려놓은 상태였지만 만약 미리 대여를 해놓지 않았다먼 작업에 큰 차질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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