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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실종자가족 대상 범죄 막아라” 진도체육관 등에 ‘이동 파출소’ 설치
[헤럴드경제=민상식(진도) 기자]경찰이 절도 방지 등을 이유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과 실내 체육관 등 두 곳에 이동 파출소를 설치, 운영에 들어갔다. 애도 분위기를 악용해 구호물품을 훔치는 일반인 등 양심 불량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7일 “일부 외지인이 섞여들면서 실종자 가족을 위한 구호물품이나 귀중품을 노리는 등 범죄 발생 우려가 높아 26일 오후 이동 파출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반인들이 세월호 침몰 실종자 가족에게 지급되고 있는 구호물품을 무단으로 가져가거나 무료 급식소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27일 전남 진도경찰서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구호물품을 빼돌린 혐의(사기)로 A(39)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달 25일 오후 10시30분께 팽목항에 마련된 자원봉사자 천막에서 가족을 사칭하며 구호물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지난 21일부터 3차례에 걸쳐 팽목항, 진도실내체육관 등에서 담요, 속옷 등 20개 품목의 구호물품 55개(40여만원 상당)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설치된 이동 파출소에서 경찰관들이 근무하고 있다.

또 일부 노숙인들이 자원봉사자라며 찾아와 기거하다 퇴거 조치되기도 했고, 이달 23일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40대 남성이 실내체육관을 알몸으로 뛰어다니다 붙잡히기도 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 결과 실종자 가족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실종자 가족의 애타는 심정을 악용한 사기꾼도 등장했다. 일부 가족들은 “청와대 직원 등 고위 공무원을 사칭하며 가족을 찾아주는 댓가로 돈을 요구하는 사기꾼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물품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일반인과 실종자 가족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구호품을 가져가는 일반인을 제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경찰은 팽목항과 실내체육관 등 두 곳에 이동파출소를 설치했다. 이동파출소에는 이 지역 사정에 밝은 진도경찰서 직원 1명과 기동대 1명, 여경 1명, 형사 2명이 배치돼 24시간 기본 치안질서 유지 업무를 맡는다.

특히 경찰은 세월호 사고 이후 공무원 및 경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탓에 이동파출소 설치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체육관 내부에서 경찰 근무복을 입기 부담스럽고 사복을 입으면 사복경찰이라고 괜한 의심을 살까 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20일 새벽께 정부의 무능한 대처에 분노해 청와대로 향하려 한 실종자 가족들이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는 과정에서 사복 차림의 경찰관들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일부 불순한 외지인들이 섞여들면서 실종자 가족 임시 거처에 대한 치안공백 우려가 높다”며 “이동 파출소는 철저히 실종자 가족을 보호ㆍ지원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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