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면 TV, 3D TV처럼 3~4년 정도 성장하다 사라질것”
［헤럴드경제(터키 벨렉)=신상윤 기자］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폴 그레이 유럽 총괄 이사가 최근 차세대 TV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곡면(커브드ㆍcurve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곡면 TV는 삼성전자가, OLED TV는 LG전자가 향후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밀고 있는 야심작이다.
터키 벨렉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한 그레이 이사는 25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과 만나 “곡면 TV는 평면 TV를 대체할 수 없다. 3D TV처럼 3∼4년 정도 성장하다가 사라질 것이다”며 “OLED는 TV보다 조명에 사용하는 게 더 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곡면 TV의 성공 여부에 대해 그레이 이사는 “제조업체들이 높은 단가 압박을 견뎌야 할 뿐만 아니라 (곡면 TV에) 들어가는 부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기 쉽지 않다”면서 “곡면 TV는 디자인과 독창성이 있지만, 소비자는 이에 매료돼 높은 가격을 주고 TV를 사지는 않는다”며 신중해 했다.
그레이 이사는 화면이 휜 것을 일종의 ‘프리미엄 디자인’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는 “지금은 곡면이 프리미엄이지만 나중에는 가죽, 철강, 알루미늄 등으로 프리미엄 디자인의 기준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얇은 TV가 프리미엄이었으나 이제는 보편화 됐고, 3D TV도 한때 프리미엄 제품이었지만 이제는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하지만 그는 “프리미엄 제품이 이익을 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 이사는 OLED TV에 대해서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그는 “TV를 만드는 데 있어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시장 대세로 떠오른 초고해상도(울트라HDㆍUHD) TV를 구현하는 데에도 LCD가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LCD 기술은 충분히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기술에 조금만 변화를 줘도 큰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그레이 이사는 설명했다.
그레이 이사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처럼 OLED 조명도 폭발적으로 성장해 조명산업 전체를 바꿀 수 있다”며 OLED가 조명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레이 이사는 UHD TV에 대해 “50인치 이상 대화면 TV에 빠른 속도로 적용되고 있다”며 “55인치대 UHD TV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말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39인치 UHD TV를 출시했으나, 시장 형성에는 실패했다는 사례를 들며 “39인치는 울트라HD TV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벨렉(터키)=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사진설명>터키 벨렉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한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폴 그레이(오른쪽) 유럽 총괄 이사가 25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벨렉(터키)=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