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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은 지금 영토 분쟁중
원유 매장 ‘생피에르미클롱’ 군도
佛 - 加간 대륙붕 놓고 격돌
美, 센카쿠 갈등 ‘日 편들기’ 심화
英 - 스페인은 지브롤터 대립 확산


지구촌 곳곳이 영유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을 국빈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ㆍ일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혀 중일 영유권 분쟁에 또다시 불을 지핀 가운데, 태평양 건너 캐나다에선 작은 섬 하나 때문에 캐나다와 프랑스 정부가 얼굴을 붉히고 있다.

▶佛ㆍ加 ‘대서양 센카쿠’ 기싸움=캐나다와 프랑스가 영유권을 놓고 맞부딪힌 곳은 대서양의 작은 섬 ‘생피에르미클롱’ 군도다.

생피에르미클롱은 캐나다 남동부 뉴펀들랜드 앞바다에 위치한 프랑스령 해외자치주다. 프랑스가 17세기 북아메리카에 건설한 식민지 제국 ‘누벨프랑스’ 중 유일하게 프랑스령으로 남았다. 현재도 주민 대부분이 프랑스계로 구성돼있다.

생피에르ㆍ미클롱ㆍ랑글라드 등 8개의 섬으로 이뤄져있으며 총 면적은 242㎢다. 센카쿠처럼 암석이 많지만, 이 군도 아래 막대한 원유가 매장돼있는 것으로 추정돼 경제적 가치가 높다.

이 섬이 캐나다와 프랑스의 격전지로 떠오른 것은 최근 양국이 생피에르미클롱 주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확대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지난 16일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생피에르미클롱 연안 주변 200해리 내 모든 자원에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대륙붕 확대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1992년 유엔 중재재판소는 뉴펀들랜드와 생피에르미클롱 사이에 등거리선을 그어 각각으로부터 24해리까지의 EEZ를 분할 인정한 바 있다. 또 생피에르미클롱 주변 남북 188해리를 프랑스 EEZ로 정했다.

프랑스는 생피에르미클롱이 프랑스령인 만큼 EEZ를 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라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캐나다는 뉴펀들랜드주, 노바스코샤주 등 생피에르미클롱을 둘러싸고 있는 애틀랜틱 캐나다 지역으로부터 EEZ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프랑스에 앞서 유엔 CLCS에 대륙붕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안 트라이츠 캐나다 외무부 대변인은 AFP에 “프랑스는 1992년에 정해진 이상으로 대륙붕을 확대할 권리가 없다”면서 “캐나다의 권리와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피에르미클롱 EEZ 문제는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열리는 유엔 CLCS 제35차 회기에서 논의될 예정이어서 그때까지 양측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크림, 센카쿠 갈등 재점화=동북아에선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크림 사태로 패권국 지위에 손상을 입은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만회하기 위해 우방인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여서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요미우리(讀賣) 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센카쿠 등 중ㆍ일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는 섬들에도 미ㆍ일 안보조약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이 안보조약 적용 의사를 공식 피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골적인 ‘일본 편들기’는 이번뿐이 아니다. 이달 초 일본을 거쳐 중국을 방문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과 일본이 충돌하면 미국은 일본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러시아 손에 넘어간 우크라이나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안보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이 대미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의 수싸움에서 밀린 미국도 패권 회복을 위해 아시아에서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센카쿠 발언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미국의 친일 행보에 중국 정부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댜오위다오가 미ㆍ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란 점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사실을 존중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영토 문제에서 일방의 편에 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고유영토로 중국은 이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댜오위다오에 대한 침략은 불법적이고 무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들도 비판적 시각을 쏟아내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설을 통해 “일본은 미국의 정치적 내연녀일 뿐”이라면서 “미국이 일본을 때때로 다독거릴 수는 있겠지만 마음을 터놓는 ‘간담상조’(肝膽相照)하는 대상일 수는 없다”고 비꼬았다.

▶지구촌 곳곳 몸살=이 외에도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곳들이 많다.

영국과 스페인은 스페인 남단 영국령 지브롤터 자치구 때문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7월 영국에 지브롤터 반환 협상을 요구하며 국경선의 세관 검색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스페인 측량선이 조사를 명목으로 지브롤터 영해를 침범, 영국이 해군 함정 파견을 검토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다.

이달 초에도 영국 외무부는 스페인 해양조사선이 지브롤터 영해에 침범했다며 스페인 대사를 소환해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영국은 아르헨티나와도 앙금이 남아있다. 영국령 포클랜드 섬을 놓고 벌어진 포클랜드 전쟁이 올해로 발발 32주년째이지만, 양국 간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달 초 영국이 포클랜드를 핵 군사기지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영국의 지배를 비판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주민투표에서 영국령 잔류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면서, 영국 정부에 영유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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