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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실험 준비 끝…루비콘강 건너나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4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가운데 끝내 핵실험 단추를 누를지 주목된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은 체제 유지와 관심 끌기 차원에서 핵실험에 나서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전에 비해 강경한 입장이어서 4차 핵실험은 북한에게 결국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北 언제든 핵실험 가능한 단계=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사실상 모든 준비를 마치고 언제든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단계로 분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현재 상태는 항공티켓을 사서 오픈된 상태로, 언제든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북한 외무성의 태도로 볼 때 4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문제를 핵심이슈로 다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긴급 전화통화를 갖고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도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북한 스스로도 핵야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은 “당의 새로운 병진노선을 관철하는 길이 자주와 평화, 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확신한 인민의 전진을 가로막을 자는 이 세상에 없다”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23일 박 대통령 앞으로 통일과 남북관계와 관련한 공개질문장을 보내고, 이례적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위로의 뜻이 담긴 전통문을 전달해온 것 역시 4차 핵실험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청와대 입장과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대북입장 발표를 보고 핵실험 최종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라며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 강경입장이 발표되면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진전된 핵기술과 상상 이상의 제재=북한이 극심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수년 동안 11억~15억달러를 투입해가며 핵 개발에 매달려온 만큼 4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나름 진전된 핵기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북한 외무성이 지난달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수소폭탄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증폭핵분열탄은 핵폭탄 내부에 이중수소와 삼중수소 혹은 리튬-6을 넣어 핵분열 반응의 효율을 높인 것으로 일반적인 핵폭탄에 비해 최대 5배의 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수소와 삼중수소, 리튬-6 등은 자연상태나 대학원 실험실 수준에서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에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다.

하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성공한다고 해도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가 불가피해 득보다 실이 클 수밖에 없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이미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실효성이 없다는 자성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3차 핵실험 때까지는 배제됐던 무력제재 근거가 되는 유엔 헌장 7장 원용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 무역의 90%와 대북경제지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조차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정상회담도 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은 북중관계를 회복불능 상태로 몰아넣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핵보유 반대에 대해서는 한중 양국이 서로 일치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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