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월호 침몰] “진도VTS 레이더 한번도 안봤나”
전국 8곳 관제사들 “상식상 이해할수 없다”
비상채널 존재 불구 2시간동안 교신 외면
최고속도·급회전에도 침묵 ‘직무유기’ 의혹


침몰 전 세월호가 여러차례 심각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배에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진도 VTS)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VTS는 공항의 관제탑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자기 관제구역에 배가 진입하면 빠져나갈 때까지 관찰 확인, 정보 제공, 권고와 조언, 지시 등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사고 당일 인천에서 내려온 세월호가 오전 7시께 진도 VTS 관제구역에 들어온 후 침몰까지 약 2시간 남짓 비정상적인 행적을 보였음에도 진도 VTS는 배에 교신을 시도하지 않았다. 당초 세월호와 진도 VTS 간 교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경의 ‘거짓말’까지 겹쳐, 해경이 사고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진도 VTS의 대처는 문제가 없다’고 감싸고 있다는 의심까지 나온다.

22일 오후 6시께 세월호 침몰 사고 사망자가 열린 실려나오는 진도 팽목항에서는 진도 VTS가 바로 보인다.

VTS는 전국에 총 17곳 있다. 15곳은 해양수산부 소속이다. 단, 사고가 난 진도와 여수 2곳은 해경 소속이다.

헤럴드경제는 22일 세월호의 이상 행적을 중심으로 진도를 제외한 전국 VTS 16곳 가운데 취재를 아예 거부한 곳을 뺀 나머지 8곳의 실제 관제사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관제사가 ‘레이더 화면을 아예 안 보고 있었다’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우선, 세월호가 맹골수도 진입 전 최고속도로 달렸던 대목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 VTS 관제사 A 씨는 “선박이 조금이라도 감속하거나 가속하면 VTS에서 그걸 다 알 수 있다. 이를 발견하면 무슨 일이 있는지 교신해서 묻거나 주의를 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400여명을 태운 여객선이 위험지역에서 최고 속도를 내는데도 관제사가 가만히 있었던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세월호가 변침했던 대목에서도 진도 VTS는 세월호에 교신 시도를 하지 않았다. 타 지역 VTS 관제사 B 씨는 “관제사가 레이더 화면만 봐도 선박이 기존 항로에서 100~200m만 벗어나도 VTS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는 그 정도가 아니라 예정에 없는 큰 회전을 했다”며 “이때도 교신을 아예 안했다는 것은 관제사가 레이더 화면을 아예 안보고 있었다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16번은 전국 모든 곳의 선박과 VTS, 해경이 라디오 생방송처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비상채널이다. 그는 “진도 VTS가 16번 비상채널로 교신을 했더라면 주변 선박, 해경 등이 듣고 바로 세월호를 찾아나섰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제사 D 씨 역시 “16번 채널로 진도 VTS가 세월호의 이상 행적을 알렸더라면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훨씬 더 늘어났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해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23일 해명자료를 내고 “진도 VTS는 관제구역이 넓고 사고 당시 160여척의 많은 선박이 다녀 모든 선박의 항적을 실시간 추적하며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진도 VTS는 16명의 해양경찰이 근무한다. 4명은 출퇴근을 하고 12명은 24시간 3교대로 근무한다. 한 근무시간에 4명의 관제사가 근무하는데 진도 VTS 관제구역에 일평균 오가는 배는 260여척이다.

진도=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