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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계열사 생명 지분 매각…그룹지주사 전환 수순밟기?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변신이 출발점
경영권연계 금융-비금융 인적분할 유력


삼성그룹이 금융부문과 제조부문 분리에 들어갔다. 일단 금융부문부터 지주체제를 갖추고 이후 그룹 전체를 지주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제일기획 등 삼성생명 지분을 가진 4개 계열사는 23일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주식을 기관투자자 등에 처분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해 12월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5.81%(739만6968주)도 취득했었다.

이제 삼성카드에 대한 삼성전자 지분 37.5%만 해소하면 삼성의 제조부문 계열사들과 금융계열사간 주요한 연결고리가 모두 끊긴다. 삼성생명이 금융 계열사를 단독으로 지배하는 금융지주사의 문턱까지 다가간 셈이다.

정부는 이달 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세부실행 과제로 인수ㆍ합병(M&A)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지주사 전환 때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의무적(보험사 포함 금융사가 3개 이상 또는 금융·보험사 자산총액 합이 20조원 이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내놨다.

삼성이 지주사로 전환한다면 삼성생명이 바로 중간금융지주회사의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생명이 가진 비금융계열사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삼성생명은 아직 삼성전자(7.6%), 삼성물산(5.1%), 호텔신라(7.5%), 삼성중공업(3.6%), 에스원(5.5%)의 대주주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1.3%)와 에스원(1%),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5%), 제일모직(4.7%) 지분을 보유중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은 그룹 경영권과 직결된다.

이에따라 삼성생명을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인적 분할하면서 지주사를 금융지주사와 비금융지주사로 나누는 방법이 유력하다. 금융지주사에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비금융지주사에는 제조부문 계열사 지분을 넘기는 방법이다.

인적분할인 만큼 두 지주사 모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에버랜드가 3분의 2이상의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비금융부문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 내부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으로 흩어져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한데 모으고, 현재 24.92%인 잠재 지분률을 지주사 기준인 30%까지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결국 삼성이 지주회사로 재편되기 위해서는 계열사간 지분 맞교환이나 기업분할과 합병 등 복잡한 작업을 거쳐야 할 전망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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