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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넌 마시기만 하니? 난 입는다!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커피가 원료인 옷을 만든다? 마치 코웃음치며 흘러버릴 듯한 일이 아웃도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커피찌꺼기나 코코넛 껍질, 화산재 등 과거 버려지던 쓰레기들이 최첨단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것.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7조3000억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2007년 대비 약 5배의 폭발적 성장세다. 이런 성장과 함께 아웃도어가 도심 생활복으로도 널리 사용되며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에도 직면하고 있다. 

머렐의 ‘테크니컬 팬츠’.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친환경 소재인 ‘커피차콜’을 사용해 항균, 항취 기능이 탁월하다.

자연에서 얻은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는 이런 아웃도어에 대한 비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소재 자체의 기능성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에게도 다가가는 수단이 되고 있다.

▶탈취효과는 물론 자외선 차단까지 막아주는 커피 찌꺼기=커피를 거르고 남은 찌꺼기는 나쁜 냄새를 제거하는 탈취효과가 탁월하다. 이런 커피 찌꺼기의 기능은 땀에 많이 노출되는 아웃도어 소재에도 활용된다.

머렐이 지난해까지 판매한 ‘테크니컬 팬츠’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친환경 소재인 ‘커피차콜’을 사용해 항균, 항취 기능이 탁월하다.

인체와 환경에 안전한 재료와 공정을 통해 개발됐다는 것을 보증하는 글로벌 친환경규격인 ‘블루사인’을 획득한 제품이기도 하다

커피 원두 찌꺼기에서 나노 입자를 추출한 다음 원사에 주입해서 만든 ‘에스카페(Scafé)’ 원단도 있다. 

아이더가 커피 원두 찌꺼기를 활용한 에스카페 소재를 이용해 만든 ‘아르세스’ 팬츠

탈취 기능은 기본으로 원단 표면에 수분이 닿으면 넓게 퍼지면서 흡수ㆍ발산돼 건조 속도가 빠르고 자외선 차단 효과도 있다.

아이더는 이 에스카페 소재를 이용해 ‘아르세스’ 팬츠를 만들었다.

땀의 흡수와 건조가 빨라 장시간 착용해도 쾌적하며 탈취 기능이 뛰어나 위생적이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우수할 뿐 아니라 움직임이 많은 무릎과 엉덩이 부위에 내마모성이 뛰어난 케블라 (KEVLAR) 소재를 덧대는 등 부위별 특화된 기능성 소재를 적용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코코나 소재=코코넛 열매로 만든 친환경 소재도 있다.

이름에서 떠올릴 수 있듯 코코넛 껍질을 탄화시켜 만든 천연원단 코코나가 그 것.

미국에서 개발한 ‘코코나’ 원단은 버려지는 코코넛 껍질에서 섬유를 추출해 만든다. 

아이더의 크얀 팬츠. 미네랄을 갈아 뽑아낸 친환경 재인 ‘미네랄레(MINERALE)’를 적용했다.

버려지던 물건을 제품으로 생산해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데다 제조 과정에서도 일반 섬유에 비해 환경 오염이 적게 발생한다.

기능성도 갖췄다. 외부의 물은 막아주고 내부의 습기는 외부로 배출하는 투습능력이 탁월하다. 이 소재로 만든 면은 미세한 구멍으로 짜여 있어 땀을 배출하는 속도가 일반 면의 약 두 배다.

자외선 차단 효과도 갖췄다.

프랑스 브랜드 밀레는 이 코코나를 이용한 ‘판테온 집업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2015년까지 코코나 원단의 독점 사용권을 확보한 밀레는 겨울용 의류에도 이 소재를 적용했다.

뛰어난 방수, 투습기능이 눈과 비가 잦은 한국의 겨울 날씨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미네랄, 대나무도 아웃도어로=아이더의 ‘크얀’ 팬츠는 자연에서 채취한 미네랄을 곱게 갈아 뽑아낸 친환경 소재인 ‘미네랄레(MINERALE)’를 적용한 테크니컬 데님 팬츠다.

미네랄 함유량이 40~50%에 달해 자외선 차단, 항취 기능이 탁월하며 땀의 흡수와 건조가 빠르다. 신축성도 뛰어나 움직임이 많은 활동에도 최적의 착용감을 제공한다.

대나무를 활용해 만든 옷도 있다. 

대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소재를 적용한 아이더의 우나스 팬츠

아이더의 ‘우나스’ 팬츠는 대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소재를 적용해 촉감이 부드러우며 항균ㆍ소취 효과가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통기성이 뛰어난 쿨맥스(COOLMAX) 소재를 가미해 아웃도어 활동 시 발생하는 땀을 신속하게 배출해준다. 마찰이 잦은 팬츠 뒤판에는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코듀라(CORDURA) 소재를 적용해 기능성을 강화했다.

소비자들도 이런 친환경 아웃도어에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

세계 최대의 아웃도어 시장인 미국에서 노스페이스에 이어 2위를 유지하는 ‘파타고니아’는 파타고니아족(族)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창업주 이본 쉬나드가 등산 활동으로 인해 산이 훼손되는 것을 고민하며 ‘자연 환경에 최소한으로 피해를 주는 최고의 제품’을 목표로 만든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별다른 마케팅이 없이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열풍이 계속되면서 자연에서 즐기기 위한 아웃도어를 입는 사람들이 오히려 자연훼손 등을 한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의류를 구매해 환경에 최소한으로 피해를 주고자하는 착한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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