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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이가 없다” vs “그리 한가한 조직인가”…금감원 vs 하나금융 行長 거취로 치킨게임
[헤럴드경제=서경원ㆍ황혜진 기자]김종준 하나은행장의 거취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하나금융그룹 사이의 기싸움이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김 행장이 저축은행 비리에 따른 중징계 결정 이후에도 내년 3월까지의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당국이 징계 내용을 조기 공개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최후통첩인 셈이다.

하지만 이에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나서면서 양 기관의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김 행장에 대한 제재심의원회 결정 내용을 금감원 홈페이지에 조기 게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금융사 최고경영자의 제재 내용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또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에 대해 최고경영자 리스크가 은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고강도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김 행장의 유임 의사에 대해 “어이가 없다”는 식의 표현을 써가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고위관계자는 “본인의 거취 문제는 알아서 해야겠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제재를 내린 만큼 본인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금감원이 그렇게 한가한 조직인가. 지금껏 이런 예를 본 적이 없다”며 “나에 대한 징계는 그렇다치더라도 행장까지 그렇게 하는 것에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행장이 유임 입장을 재차 밝힐지 주목된다. 이럴 경우 하나금융그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은행 내부에선 “당국이 김 행장을 망신주려는 의도가 노골적”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그룹 이미지 실추도 우려된다”는 주장이 혼재해 나오고 있다.

한편 김 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1년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해 59억5000만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로 지난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문책경고를 받았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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