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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딸에게 전화 올까 봐 배터리 갈지 못하고 충전하러 와”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어머니 한 분은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사이 혹시 딸에게 전화가 올까 봐 여분의 배터리가 있는데도 꼭 충전소에 휴대폰을 들고와 충전을 합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통신 지원을 하고 있는 김삼진 KT IT서포터즈 팀장(전남지역)은 22일 “그 분은 충전이 다 될 때까지 옆에 앉아 휴대폰에서 단 한번도 눈을 떼지 않았다”며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세월호. 생살같은 자식을 그 곳에 떼어둔 지도 일주일이 됐다. 부모들에게 마지막 연결고리는 다름아닌 휴대전화다. “전화 한 통 오지 않을까, 메시지라도 남기지 않을까…” 가족들은 혹시라도 들려올지 모르는 아들, 딸의 목소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때문일까.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물품은 휴대폰 충전기다. 현재 사고 현장 주변인 팽목항, 실내체육관, 진도군청 등에는 전화 트래픽이 평상시보다 6~8.6배 증가할 정도로 통화량이 많다.

“아무래도 다급한 통화가 많다 보니 배터리 소모량이 많고, 부모님들은 배터리 잔량이 줄어들수록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배터리 충전기를 최대한 지원하고 있지만 휴대폰 충전 서비스는 항상 밀리고 있습니다.”

김 팀장은 지난 16일 세월호 사고 당일부터 KT IT서포터즈 60여명과 함께 진도 실내체육관 등에서 24시간 통신 지원을 하며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째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극한 긴장감 속에서 지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몰골이 말이 아니라고 전했다. 한가닥 생존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긴장감에 지쳐 탈진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그럼에도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팽목항에서는 작은 연결고리라도 찾으려는 부모들의 애절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체가 다 철로 되어 있으니 안테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안테나가 있으면 밀폐된 배 안이라 하더라도 어떻게든 신호를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 무선기지국을 배에 장착하고 세월호 가까이로 가면 신호가 훨씬 잘 잡혀 생존자와 연락을 취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어떻게든 연결 수단을 찾아 보려 애를 쓰고 있다.

김 팀장은 “실종자 가족들이 단 한번도 놓지 않았던 그 휴대전화에서 희망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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