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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사태에 국제원자재 시장 들썩…니켈ㆍ플래티늄ㆍ팔라듐 가격 급등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악화일로인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가 니켈, 플래티늄, 팔라듐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 철강 도금제 등에 널리 쓰이는 산업용 금속들 몸값이 비싸져, 부품 소재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양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러시아의 리스크 탓에 니켈 가격이 폭등세를 연출 중이다. 철강 부식 방지와 강도 강화에 쓰이는 니켈 가격은 지난 17일 14개월 이래 최고점을 찍었다. 올 들어서만 29% 뛰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3년물 가격은 17일 MT(메트릭톤) 당 1만7925달러로, 2013년 2월 이래 최고치였다.


니켈 가격이 폭등한 까닭은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 조치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쳐, 세계적으로 니켈 공급 부족을 전망한 선물 투자자들이 매입포지션으로 몰려서다. 패트리샤 모어 스코티아뱅크 원자재 전문가는 WSJ에 “니켈 시장에서 사재기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양국은 세계 니켈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추가 경제제재 시 러시아가 니켈 수출 금지를 무기로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 바트 멀렉 TD증권의 글로벌상품 전략연구원은 “러시아 생산업체들은 은행 신용장을 이용하며, 일부는 서방 은행으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대출도 갖도 있다”면서 “경제제재가 강화되면, 이들은 운영자금이 달리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발(發) 공급 부족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인도네시아가 지난 1월 내린 니켈 광석 수출 금지를 단기간 내 해제하지 않는다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니켈 공급 부족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클레이는 올해 연말까지 니켈 2만7000t이 부족하고, 내년에는 11만1000t까지 부족분이 5배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어는 “세계 니켈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이 인도네시아 수출 금지에 대비해 재고를 늘렸다. 이 재고는 인도네시아가 수출을 재개하지 않는 한 올 가을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면서 가격 상승을 점쳤다. 현재가보다 30% 더 올라 “MT 당 2만2000달러~2만3000달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 부품과 치과보철용 등 의료기기에도 쓰이는 플래티넘(백금),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에 쓰이는 팔라듐 가격 역시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플래티늄 가격은 트로이온스(약 31.1g) 당 1413.25달러로 거래를 마쳐, 한달째 14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비해 7% 이상 뛰었다. 팔라듐 가격은 20일 트로이온스 당 797.30달러를 기록, 2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4일(811달러)에 이어 다시 800달러대 돌파를 넘보고 있다.

플래티넘과 팔라듐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최대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광산노동자 파업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광산노조 파업은 지난 1월부터 본격화해 13주째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원부국 러시아에서 팔라듐과 플래티넘 생산을 줄일 것이란 우려가 겹쳤다. 크림반도 합병 시 이런 우려가 최고조에 달해 플래티넘과 팔라듐 가격이 기록적인 수치로 치솟았고, 또 다시 우크라이나 동부 소요가 이어지면서 가격 급등세는 쉽사리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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