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월호 침몰] 무책임한 선원들…‘선장 선원 조종실 모인후 다 탈출’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무책임하고 비겁한 선원들이었다. 배가 침몰 중이던 화급한 때에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선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먼저 탈출하려 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 나고 있다.

배가 침몰하려는 긴박한 순간, 세월호 선원 상당수는 탈출이 용이한 선박의 맨 꼭대기인 선교(브리지)에 모여 있었다. 당시 객실에는 “움직이면 위험하니 방에 대기하라”는 선장의 지시만 반복 방송되고 있었고,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은 이후 구조 선박이 도착하자, 배를 버리고 탈출했다.

세월호는 지난 16일 오전 9시17분 진도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하면서 “지금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어져 사람이 좌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며 선원도 라이프 재킷(구명복)을 입고 대기하라고 했다”며 “선원들도 브리지에 모여 거동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고했다. 진도연안VTS가 “침수 상태가 어떠냐”고 물은 데 대한 답이었다.


해운법에 따라 마련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는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선장은 ‘인명의 안전 확보를 위한 최우선적인 조치를 취한 후 사고확대 방지 및 여객의 불안을 없애기 위한 필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나머지 선원들은 선장의 지휘에 따라 비상탈출구 위치와 대피방법에 대한 안내방송을 하고 담당 구역의 승객 대피를 안내해야 한다. 그런데도 선원들은 할당된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탈출이 용이한 브리지에 집결해 있었다. 당시 선박 안내방송에서는 “움직이지 말고 객실에 머물라”는 방송만 나가고 있었다.

결국 선장 이준석(69) 씨를 비롯해 1ㆍ2ㆍ3등 항해사 4명, 조타수 3명, 기관장ㆍ기관사 3명, 조기장ㆍ조기수 4명 등 선박직 15명 전원이 생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사망했거나 실종된 승무원은 주로 승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무장ㆍ사무원들이었다.

par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