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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한상완> 한반도 단일경제권을 꿈꾸다
내리막길로 가는 잠재성장률
해법은 찾지만 쉽지 않은 현실
남 · 북 통합땐 규모경제 달성 등
성장 전기 마련 선택의 기로에


한국 경제가 서서히 하강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이미 3.5%로 낮아진 상태에서 장기적으로는 1%, 혹은 그 이하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입 측면에서 보면 인구 문제가 심각하고, 공급 측면에서는 새로운 성장산업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자원 부국인 것도 아니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여러 방법을 찾아보는 실험들을 하고 있다. 인구 구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차원에서는 출산율 제고 및 여성 노동력 활용 방안을 연구한다. 적극적인 이민 정책도 제시되고 있다. 신 성장산업으로는 관광 등 서비스 수출 산업이나 융복합과 같은 창조산업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도 잠재 성장률의 획기적인 제고를 이끌 대안은 아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끝이 막혀있는 막다른 골목과도 같은 느낌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잠재 성장률의 하락 추세를 늦출 수는 있을지언정 상승 추세로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재부상을 위한 길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바로 한반도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이다. 한반도 단일경제권 형성은 여러 의미가 있다. 우선 합산 인구가 8000만에 육박하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내수시장을 갖게 된다. 또한 본격적인 북한 개발로 북한 주민의 생활 형편이 낳아지는 것은 물론 남한도 재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게 된다. 남한 경제는 잠재 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도 과거 남한이 경제 개발 시기 경험했던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쉽게 예상된다.

좀 더 거창하게 본다면, 유라시아 단일 경제권 형성도 가능하다. 과거 고구려 영토까지 한반도 단일 경제권의 확장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사할린, 간도, 요녕을 넘어 멀리 몽골까지 우리의 경제 영토는 넓어질 수 있다. 유럽에 대한 접근성도 획기적으로 좋아진다. 부산에서 출발한 철도가 모스크바, 독일, 프랑스를 거쳐 영국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에서 서울까지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도 있게 된다. 다시 말하면 유라시아 단일경제권의 형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우리 경제가 유라시아 단일 경제권까지 확대될 경우 2050년 남한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도 중진국 대열까지는 쉽게 도달할 것이다. 남북한 합산 국내총생산(GDP) 총액 기준으로는 세계 7위권 경제로 도약도 가능하다. 명실공히 주요7개국(G7)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갈림길에 서 있다. 앞으로 2050년까지 성장 정체고 고통을 맞을 것인지, 아니면 한반도가 손을 맞잡고 단일 경제권을 형성해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마련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다. 한국이 한반도로, 한반도가 다시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가는 계기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손에 달렸다.

현실은 아직 멀었다. 남과 북은 기본적인 교류도 잘 안되는 상태다. 인도적 교류는 지난번 이산가족 상봉을 끝으로 멈춰섰다. 경제 교류는 더 말할 나위가 아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만 간신히 재가동 했을 뿐이다. 개성공단은 당초 개발 계획 2000만평에서 0.5%가 안되는 40만평을 개발한 상태에서 멈춰있다. 금강산 관광, 개성 관광은 재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통일은 대박이다. 꼭 정치적 통일이 아니어도 좋다. 경제적 통일, 즉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렇게 서로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상황에서는 대박을 꿈꾸기는 어렵다.

남과 북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서로 접근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통의 관심사를 만들고 다소 손해를 본다 싶더라도 감수하면서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때 남과 북은 비로서 통일 대박을 향한 첫 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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