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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객선 침몰] 사고원인 여전한 미스터리…암초냐 폭발이냐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무엇일까. 배가 처했던 조건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전제 하에,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사고원인을 들어봤다.

우선 암초에 부딪쳤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남청도 한국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생존자들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었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암초와 부딪쳐 선체에 구멍이 생기고 급격히 해수가 유입돼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양수산부나 해경은 사고 수역이 암초가 없는 곳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조류나 바람의 영향을 잘못 파악해 배가 해안가로 붙게 되면 수심이 얕은 곳에 암초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윤철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 역시 “항로를 단축하려고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자체가 정상적인 항로가 아니었다”며 “좁은 섬과 섬 사이를 항해하다가 암초나 기타 해저 물체와 충돌해서 선박이 좌초된 사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진도 외곽에는 작은 섬과 암초가 수없이 많다”며 “외곽에 있는 섬으로부터 최소한 3마일 이상 벗어나서 항해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서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정부에서 추천하는 항로가 있는데 항로를 예정대로 따라갔다면 좌초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만약 세월호가 항로를 이탈했다면 좌초됐을 가능성이 많다. 사고 지역은 해안선도 복잡하고 섬이 많다”며 좌초 가능성을 지적했다.

한국해기사협회 임재택 회장은 “암초나 기타 부유물에 부딪쳐서 침몰했을 가능성이 90%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폭발이라면 선체가 찢어질텐데 천안함 처럼 배가 두 동강 나거나 물기둥이 보이지도 않았다”며 폭발로 침몰했다는 일부 의견을 반박했다.

반면 송재욱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사고가 난 해역의 수심이 40m 정도라면 흘수가 7m인 세월호가 암초에 의해서 침몰했을 가능성은 낮다”며 “폭발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전혀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여객선 노후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대해 “20년이면 오래된 건 맞지만 운항을 못할 수준은 아니다”며 “배 관리를 잘 했느냐의 문제이지 단순히 연식만 두고 판단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공길영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부 교수는 “자동차, 휘발유 등 선체에 많은 화물이 실려 있었는데 기름이 선체 구석에 모여 있다가 불이 붙어 폭파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쾅 소리가 났다고 했는데 폭파 소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폭파 후 선체에 파공이 생기고, 선체가 기울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한편 생존자 구조 가능성에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두웠다. 이윤철 교수는 “사고 직후 물이 선실 내로 유입되면서 수압이 높아져 선내에 있던 승객들이 빠져 나오긴 힘들었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이번 사고가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남청도 교수도 “물 뭍에서 생존하려면 수온이 적당하고 산소가 있어야 하는데 사고 발생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기에 생존 가능성이 높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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