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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복지 사각지대, 현장에 나와서 확인해야”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기초생활수급자 신청하다 절차가 복잡해 포기했다.”

16일 서울 화곡동 연립주택에 혼자 살고 있는 박모 할머니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였다. 열악한 가정형편으로 정부의 복지 제도에 손을 내밀었지만 복잡한 절차 탓에 이내 포기했다. 인근 교회에서 나와 박 할머니 대신 기초생활수급자를 신청했지만 아들 2명이 확인되면서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 할머니는 작은 아들이 매달 보내주는 20만원으로 생활한다. 이외에 다른 수입은 없다. 최근 박 할머니의 사정을 알게 된 대한적십자사에서 쌀 20㎏을 들고 찾아온 게 다다. 박 할머니를 곁에서 돌봐주는 사람은 야쿠르트 배달 아줌마 신영숙 씨(51)뿐이다.

박원순 시장은 16일 오전 화곡본동에서 15년 경력의 ‘야쿠르트 아줌마’ 신영숙 씨와 동행하며 요구르트 배달을 체험하고, 신씨로부터 생활이 어려운 주민을 소개 받고 그들의 어려움을 들었다. [사진=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화곡동에서 야쿠르트 배달 아줌마 신영숙 씨와 동행현장점검을 했다.

화곡동 일부 지역은 취약계층 등이 모여 사는 전형적인 서민주거지역이다. 골목 안으로 들어갈수록 길이 좁고 가팔랐다. 좁은 길을 사람과 오토바이, 자동차가 함께 이용하면서 보행로조차 확보되지 않았다. 길을 따라 양 옆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연립주택은 낡고 오래됐다.

박 시장은 지역 여건을 잘 아는 신영숙씨와 함께 1시간 가량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취약계층의 생활을 살폈다.

박 시장이 만났던 박 할머니도 3평 남짓한 방에서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이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안내로 박 할머니를 만난 박 시장은 박 할머니의 사정을 듣고 “본인에게 (기초생활수급자를) 신청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담당 공무원에게 즉시 조치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현장에 나와야 이런 사정을 알 수 있다”면서 현장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일정은 지난 2월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구 세 모녀 사건 이후 현장밀착형 복지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하자 주민의 생활을 근거리에서 볼 수 있는 요구르트 배달원으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자 마련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사진=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박 시장은 이어 취약가구 2~3곳을 더 둘러본 뒤 봉제산노인복지센터에서 현장점검을 마쳤다.

박시상은 “서울시에는 정부보다 기준이 완화된 기초보장제도가 있다”면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복지사 등 260명이 틈새계층 발굴을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동네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안다”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을 발굴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박 시장의 현장점검을 지켜본 주민 선기화(63) 씨는 “주변에는 생각보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며 “책상에 앉아 업무하지 말고 나무 한 그루를 심더라도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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