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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시장 다시 시동 거는 푸조ㆍ르노ㆍ피아트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프랑스ㆍ이탈리아 자동차 업계가 유럽 시장의 회복세와 함께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유럽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올 들어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시장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들어 이탈리아 피아트의 주가는 45% 올랐고 프랑스의 PSA푸조시트로앵과 르노는 각각 38.5%, 20% 상승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 6개월 간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유럽 시장은 이들 자동차 업계로선 기회다.

피아트 500L [사진=피아트 홈페이지]

필리페 바린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회장은 “유럽에 성장세가 돌아오고 있다”며 올해 2% 가량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cea에 따르면 1~2월 신규 자동차 수요는 7% 가량 늘었고 이탈리아와 영국은 6%, 스페인은 13% 가량 증가했다. 프랑스만 2월 실적이 저조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독일 자동차 업계와 비교해 프랑스나 이탈리아 자동차 기업에 대한 긍정론이 확산돼 투자가 더 활발했다.

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고품격 이미지로 승부하며 수출로 지난 6년을 버텨온 독일 자동차 업계는 올해 살짝 뒷걸음질 쳤다.

르노 탈리스만 [사진=르노 홈페이지]

폴크스바겐의 주가는 올들어 2.3% 하락했고 다임러와 BMW는 주가가 4%밖에 오르지 않았다.

필리페 외추와 UBS 애널리스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자동차 업계가 유럽 자동차 시장 경기 회복세로부터 독일 자동차 회사들보다 더 많은 이익을 누렸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현상은 유럽시장에 대한 의존도에 달려있다.

지난 한 해 푸조 매출의 53%가 유럽에서 나온 반면 다임러는 34% 정도였다.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유럽 내수보다 수출을 더 많이 한다. 시장조사업체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르노-닛산과 푸조는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90~95%를 모두 유럽에서 소비했다.

반대로 BMW와 다임러는 유럽에서 만든 자동차의 63%만 유럽에 팔았고 폴크스바겐의 경우 79%였다. 수출의 대부분은 아시아와 유럽지역 매출이었다.

여기에 프랑스ㆍ이탈리아 자동차 업체들의 가동률이 낮다는 점도 일부 긍정요인으로 꼽혔다. 고정비용 증가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고 필요한 때 생산량을 보다 용이하게 증가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푸조 5008 [사진=푸조 홈페이지]

지난해 BMW와 다임러, 폴크스바겐은 아시아, 미국 지역 수출 증대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84~88%까지 올랐다. 반면 피아트의 가동률은 55%, 푸조시트로엥은 66%, 르노-닛산은 77%의 가동률을 보였다.

하지만 FT는 이런 점들이 수 년 간 프랑스ㆍ이탈리아 자동차 업계의 아킬레스 건이 되어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유럽시장의 침체로 인해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평균 60%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판매량에 있어서도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5% 성장한 970만대를 기록했다. BMW역시 196만대로 올해는 이보다 더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르노는 지난해 목표한 300만대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2017년까지 목표량 역시 갈피를 못잡고 있다. 푸조는 경영 악화로 프랑스 정부와 중국 자동차 업체인 둥펑이 참여한 30억유로 긴급 구제금융을 받을 예정이다. 피아트는 미국 크라이슬러의 판매 호조가 지중해 연안 국가들을 비롯한 유럽에서의 손실분을 간신히 메웠다.

여기에 더해 유럽 수요는 아직도 유동적이다. 2013년 신규 자동차 판매량은 1995년 이래 가장 저조한 118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도보다 25% 하락한 것이다.

마리오 프란지체비치 IHS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유럽 시장의 반등은 의존도가 높은 이들 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게 만들지만 유럽 시장이 예전처럼 돌아가려면 더 많은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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