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패스파인더’
닛산의 7인승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패스파인더는 ‘가족을 위한 전용 제트기’를 콘셉트로 개발된 패밀리카다. 2012년 10월 글로벌 시장 출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약 11만대, 미국에서만 9만353대가 판매된 SUV 강자다. 국내 시장에는 가족 단위의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을 겨냥해 지난 1월 출시됐다.레저 활동에 적합한 패밀리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패스파인더의 가장 큰 장점은 활용도가 극대화된 실내공간이다. 2열은 키가 180㎝가 넘는 성인 남자 3명이 타도 공간이 충분했고, 3열에도 성인 남자 2명이 탑승하고도 불편함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2열 시트를 전ㆍ후방 최대 140㎜까지 밀고 당길 수 있게 해 3열 탑승을 최대한 편하게 만든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불편한 자세로 타고 내려야하는 타사 모델과는 달리 큰 무리 없이 편안히 3열을 이용할 수 있다.
큰 차체 때문에 첫 외관은 다소 둔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전장(5010㎜)과 전폭(1960㎜)이 경쟁모델인 현대차 싼타페 보다 각각 410㎜, 80㎜ 더 길다. 하지만 넓은 크롬 그릴과 헤드램프, 큼직한 안개등과 하단에 단단히 자리잡은 프론트 스포일러 등의 간결미로 인해 다시 보면 둔함은 듬직함으로 바뀐다.
패스파인더에는 3.5ℓ 6기통 VQ 엔진(최고 출력 263마력, 최대 토크 33.2㎏.m)과 닛산의 오랜 기술과 노하우가 접목된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가 탑재됐다. 덕분에 큰 덩치에 비해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고 예민하다. 가속패달을 밟는대로 속도가 올라가는 게 바로 느껴질 정도로 주행성능도 만족스럽다. 고속주행 중 만난 커브길에서도 쏠림현상이 심하지 않아 안정적이었다. 오르막 구간에서는 동일 선상에서 함께 출발한 주변 차량보다 훨씬 더 빠르게 치고 나갈 정도로 강한 힘을 자랑했다.
하지만 힘과 연비 사이의 숙명은 어쩔 수 없다. 공차중량만 2070㎏에 이르고 디젤엔진 보다 상대적으로 연비가 떨어지는 가솔린엔진을 사용한 탓에 공인연비는 8.9㎞/ℓ(도심 7.9㎞/ℓ, 고속 10.4㎞/ℓ)에 그친다.
그럼에도 패스파인더 곳곳에 적용된 다양한 안전 및 편의기술을 고려하면 기름값 지출은 감내할 만도 하다. 차량 스스로 주변 환경에 따라 최적의 토크 밸런스를 전ㆍ후륜에 배분하는 ‘오토(Auto) 모드’와, 전ㆍ후륜 토크 배분을 50%로 고정하는 ‘4WD 고정(Lock) 모드’ 등 운전자가 쉽게 바꿀 수 있는 ‘직관적 사륜구동 시스템(All-Mode 4x4-i)’이 대표적이다. 또 와이드 앵글 카메라 4개로 차량주변 이미지를 360°로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는 커다란 차체를 주차하기 어려운 여성 운전자에게 큰 도움이 될 만했다. 권장 소비자가격은 5290만원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