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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박시설 넘어…호텔, MICE 공간 변신중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 지난 3월 말 일산 킨텍스에서 전세계 44개국이 참가하는 가스ㆍ오일업계 행사 ‘가스텍 2014(Gastech 2014)가 진행됐다. 유료 참가자만 2000여명. 국내외 방문객 1만 5000여명이 다녀갔다. 나흘 간의 행사기간 동안 바빠진 것은 서울시내 호텔들이다. 기존 호텔 수요에 더해 참가객들이 서울 내 호텔로 밀려오면서 서울 시내 호텔에서는 ‘만실대란’이 일어났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서울 강북, 강남 할 것 없이 전 호텔객실이 찼다”며 “객실사업이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행사가 있으면 호텔 수요가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1500여명 수용이 가능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그랜드볼룸

국제회의와 전시회 등의 산업을 통칭하는 마이스(MICE, MeetingㆍIncentiveㆍConventionㆍEvents&Exhibition) 산업이 관광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호텔업계가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건물 내 연회장을 신축해 규모를 늘리고, 기존의 레스토랑 대신 컨퍼런스가 가능한 공간으로 리뉴얼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이스 유치를 위해 모습을 바꾸고 있는 것. 중구의 한 특급호텔에서는 지난 2013년 한해에만 학회ㆍ비즈니스미팅ㆍ포럼 등을 포함한 행사를 3500여건 진행했다. 호텔이 점차 숙박을 위한 공간에서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으로 재조명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한국관광공사 산업통계조사 연구에 따르면 마이스 방문객의 경우 일반 관광객과 비교, 1인당 지출액은 1.8배에 달한다. 대게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자유시간ㆍ식사 등도 호텔 내에서 해결한다. 호텔입장에서는 객실 수요에 더해 식음료 부문에 부가 수입까지 창출되는 또 하나의 기회다. 강남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일반관광객은 호텔 투숙을 하면 남은 시간은 외부에서 보내는 반면 비즈니스 고객은 식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한 곳에서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소공동 롯데호텔의 크리스탈 볼룸

지난 2월 리뉴얼을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지상 5층을 증축해 서울 시내 특 1급 호텔 중 최대 규모의 대연회장을 만들었다. 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5층 전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대규모의 패션쇼나 전시회, 국제 회의 등의 단독행사가 가능하다. 호텔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마이스 공간에 대한 수요를 감안, 적극적으로 컨벤션 부분을 강화했다는 것이 호텔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구의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3층의 뷔페 레스토랑을 1층으로 이동하고 그 자리를 300명 규모의 연회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중급 규모의 연회장으로 바꾸는 개보수 공사를 오는 4월 중순부터 진행한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관계자는 “이번 3층의 연회장이 완공이 되면 기존의 800명 가량 수용 가능한 연회장인 그랜드볼룸과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올해 하반기 7층에 있는 멤버십 바를 연회장으로 개조하고 3층 소연회장을 리뉴얼해 건물 전체의 비즈니스 연회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호텔 내 공간을 비즈니스하기 편한 현대적 시설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것이 호텔 측의 계획이다. 

서울신라호텔의 야외수영장 어번 아일랜드 카바나

서울신라호텔은 연회장 중심으로 진행돼 온 제한적인 마이스 공간을 야외 수영장까지 확장시켰다. 미국 라스베가스의 경우 야외 수영장에서 마이스 행사를 활발히 진행한다는 것이 호텔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리뉴얼 오픈 직후 서울 신라호텔 야외수영장인 어번 아일랜드 카바나에서는 VIP 초청 행사를 진행하는 등 기업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라스베가스는 과거 카지노에 의존해 호텔 산업이 이루어졌으나, 카지노 산업이 마카오로 넘어가면서 자구책으로 마련한 호텔 산업이 바로 적극적인 마이스 산업이다”라면서 “야외 수영장에서 칵테일 리셉션이나 애프터 파티를 여는 등 마이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다. 서울권 내 마이스 유치를 위해 호텔업계가 직접 나서서 ‘서울 홍보대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국제 행사 유치의 경우 주요 경쟁상대는 중국 상해ㆍ북경ㆍ싱가포르 등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박람회에 가거나 문의전화가 오면 우선 서울에서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득한다. 경쟁상대는 지방이 아니라 인근 국가의 컨벤션 특화도시다”며 “마이스의 훈풍이 호텔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별 호텔보다는 서울의 장점에 대해 많이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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