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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세계 중산층 10억명, 빈곤층 전락 위기
취약 중산층 30년간 3배 급증
성장둔화로 ‘계층 사다리’ 끊어져


전 세계적으로 10억명의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30년 간 개발도상국의 고속 성장으로 중산층이 확대돼왔으나, 최근 글로벌 경제가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계층의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중산층이 늘어난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0년 간 세계은행에 제출된 개도국 122개국의 소득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세계 인구 70억명중 40%인 28억명이 취약 중산층(Fragile Middle)에 속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중이 큰 소득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중에서 향후 빈곤층으로 떨어질 수 있는 인구는 10억명에 달한다고 전망됐다. 세계 인구 7명 중 1명이 빈곤 위험에 처한 것이다.

취약 중산층이란 빈곤선 이상의 소득을 벌어 빈곤층에선 벗어났지만 여전히 중산층에 비해 소득과 가계 재정이 불안정한 계층을 뜻한다. 중산층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취약 중산층에 머물러 있는 인구가 많을수록 빈곤 위협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FT는 중산층 진입 기준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빈곤선인 하루 소득 2달러(구매력 기준)를, 다른 경제학자들은 10달러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면서 하루 2∼10달러로 생활하는 소득계층을 취약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다시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는 이 취약 중산층의 인구는 지난 30년 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취약 중산층 인구는 1981년 9억3000만명이었으나 2010년엔 28억명으로 3배 늘었다.

이에 따라 개도국의 경제 성장으로 상당한 진전을 보여온 빈곤 해소 노력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중국, 인도,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등 개도국들이 고도 성장을 구가하는 과정에서 빈곤에서 탈출한 이들도 많아졌다.

실제 1981년 세계 인구 58%에 달했던 빈곤층의 비율은 2010년 34%까지 떨어졌다. 이 가운데 하루 평균 생활비 1.25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 인구도 1990년 19억명에서 2010년 12억명으로 무려 58.33% 줄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제가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빈곤층→취약 중산층→중산층’으로 올라가는 ‘계층의 사다리’가 중간에서 끊어져 빈곤층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수년 간 세계 경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세계은행은 개도국의 경제 성장률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평균 2∼2.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같은 나라의 경우 빈곤선 아래에 놓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1년 전엔 빈곤선 위에서 생활하던 계층인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대해 카우시크 바수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수년간 빈곤선에서 갓 탈출한 계층이 다시 빈곤선 아래로 추락할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구조개혁 등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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