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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라이프] 재벌 3세, 자녀 교육 공식을 바꾸다
고교 · 학부때 유학길 올랐던 재계 3세들
4세들 유학 초등 후반 · 중학교로 앞당겨져

재벌가 자녀의 입학 · 졸업식 등 세간의 주목
자유로운 학교 생활 한계…결국 조기유학 선택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장남 해찬 군은 서울 중구의 사립학교인 숭의초교를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인천 송도의 국제 학교 입학도 알아본 것으로 전해졌으나,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 중학교에 합격해 유학을 떠났다.

지난해 영훈국제중학교를 자퇴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 지호 군 역시 미국의 사립 중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3세의 유학 시기가 고교와 학부에서 이뤄졌다면, 재계 4세의 유학시기가 초등학교 후반이나 중학교로 앞당겨지고 있다.

해외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3세대 기업인의 자녀교육이 ‘글로벌화’에 초점이 맞춰진 데다가, 재계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면서 다음 세대까지 관심이 집중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국선 자유로운 학교 생활 못해...유학 결정=영훈국제중학교를 비경제적 사회적배려대상자(한부모 가정)전형으로 입학해 사회적 논란을 빚은 이재용 부회장 아들은 당시 ‘한국에서 교육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언론의 지적에 유학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그룹도 미성년자인 자녀가 전교 어린이 회장을 맡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정용진 부회장은 재혼 당시 파파라치 식으로 상견례 자리를 보도한 매체를 사생활 침해로 고소해 대법원에서 승소하는 등 사생활 관련 보도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가 자녀의 입학식과 졸업식, 학예회 등도 세간의 주목을 받다보니, 자유롭고 활기찬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해외 조기 유학을 선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아들이 올해 입학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K사립초교의 경우, 학교 홈페이지에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유출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사회 유력 인사의 자제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학교의 활동 사진을 통해 개인 사생활이 유출될 경우를 염려한 경고로 보인다.

LG와 현대차, 롯데 등의 4세대는 사립초 졸업 후 유학 대신 국내 국제학교에 진학했다. 기업인 이찬진과 배우 김희애 부부의 아이들도 제주 국제학교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학교는 유치원부터 대학입학 전까지 연계돼 진학 걱정이 없는 데다 미국 명문 대학으로의 진학이 용이하다. 무엇보다 학비가 워낙 비싸 왠만한 집안에선 진학이 어려워 ‘비공개 교육’이 가능하다. 인천 송동에 위치한 채드윅 국제학교의 올해 학비는 9학년에서 11학년 기준으로 연간 3900만원으로 책정됐다. 1학년부터 11년간 이 학교에 재학할 경우, 2014학년도 기준 총 학비는 3억8900만원에 달한다.

[사진 출처=채드윅 국제학교 홈페이지]

▶국내 인맥으론 한계, ‘글로벌 인맥’ 절실해=영어 교육을 강조하는 사립초등학교를 나와 국제학교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떠나는교육과정은 사실상 태어나면서부터 글로벌 교육이 시작된 것과 다름 없다. 해외 유학을 경험한 이들이 이처럼 교육에 있어 ‘사대주의’적 행보를 보이는 까닭은 글로벌 인맥 때문이다.

재계 데뷔 무대가 빨라진 것도 글로벌 교육을 앞당긴 이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91년 23살의 나이에 입사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입사나이도 24세, 구광모 LG전자 부장이나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장 역시 20대에 회사에 들어왔다.

중학생인 이재용 부회장이나 정용진 부회장의 아들의 재계 데뷔가 10년여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이 글로벌 리딩 그룹에 속하면서 ‘광폭 인맥’이 경영 능력의 척도가 된 것도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또 강조한 이유다.

실제 지난 2월에는 삼성전자가 구글과 시스코와 특허 동맹을 맺은 뒷 배경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리더들과의 네트워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시스코와 GM, JP모건 등 미국 대기업 CEO모임인 ‘비즈니스 카운실(the Business Council)’의 회원에 가입하면서 대외활동의 보폭을 넓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올초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위해 화교 인맥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패션 명문 학교인 파슨스 디자인학교를 졸업한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2010년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의 이사회 멤버가 되면서, 제일모직의 디자이너 브랜드인 ‘구호’를 미국 뉴욕 시장에 진출시켰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왕치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연이 있다. 과거 현대차가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 중국 인맥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하는 등 끈끈한 우애를 보이기도 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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