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에드 캣멀(69)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와의 합병 7년차로 접어든 픽사는 모회사인 디즈니의 ‘겨울왕국’만한 ‘대박’이 나오지 않아 그 존재가치를 보여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캣멀 사장도 이같은 위기감을 감지한 듯, 그는 최근 발간한 책 ‘창의력 기업’(Creativity, Inc.)에서 픽사가 세 가지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캣멀 사장이 자신의 저서에서 증가하는 애니메이션 제작비와 DVD 시장의 위축,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픽사만의 문화가 흔들리는 것 등 픽사의 위기를 날카롭게 지적했다고 전했다.
월트디즈니는 지난 2006년 74억원에 픽사를 합병하고 존 라세터를 최고크리에이티브임원(CCO)으로 임명했다. 캣멀도 합병과 동시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사장을 겸했다.
라세터를 CCO로 임명한 것은 성공이었다. ‘겨울왕국’ 열풍은 전 세계를 휩쓸며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겨울왕국’ 뿐이었다. 픽사의 ‘몬스터 대학교’, ‘메리다와 마법의 숲’ 등 최근작들은 예전 ‘토이스토리’, ‘몬스터주식회사’만큼의 대중적 호응을 이끌기 힘들었다.
캣멀 사장은 픽사의 영혼을 찾고자 했으며 라세터 CCO 역시 “디즈니에는 민첩함과 속도가 있다. 픽사에서 이를 더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캣멀 사장은 지난해 1000여명의 임직원들을 모아놓고 회사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과 함께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라세터는 두 장 반 페이지 분량의 비판적인 의견을 모았으며 이들 중엔 회의와 의견 교환, 커뮤니케이션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있었다. 픽사는 지난해 11월 1200명의 직원들 중 5% 인원을 감축했고 10%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신작 ‘굿 다이너소어’의 출시를 내년 11월까지 미루기로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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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앞줄 오른쪽부터)에드윈 캣멀 사장, 존 라세터 CCO, 스티브 잡스 전 애플 회장. [사진=픽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