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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1년 내다보고 병행수입…물가걱정 확 덜어줬죠”
카약 50개 완판…이은승 롯데마트 글로벌소싱팀장
통큰아몬드 200억 매출 효자
차별화된 상품 ‘기본’에 충실


지난해 5월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에 카약이 등장했다.

방문객들은 카약의 등장에 한번 놀라고, 전시용도 아닌 판매용이라는 게 두 번 놀랐다. 도대체 누가 살까 싶었던 이 카약은 예상을 깨고 판매개시 일주일만에 준비한 물량 50개가 완판됐다. 해양레포츠 마니아층의 전유물이라 생각됐던 카약이 국내에서 팔릴 것이란 수요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이은승 롯데마트 글로벌소싱팀장(42·사진)은 “캠핑열풍이 해양스포츠로 옮겨갈 것이라는 분석이 있어서 카약 수입을 진행했다. 물량이 일주일 만에 완판돼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올해는 카약에 이어 트레일러를 매장에 들였다.

이 팀장이 말하는 ‘도전적인 상품’이다. 그는 “사실 카약은 판매 전에 안되면 버리자라는 생각이었다. 나름의 도전을 한 셈이다”며 “요즘은 우리가 판매한 카약을 타고 한강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해외 직수입ㆍ병행수입을 통해 해외 상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글로벌소싱팀의 리더다. 그의 활약 덕분에 우리는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캐나다구스를 입고, 고등어ㆍ갈치 일색의 식탁에 가끔 북유럽산 연어로 기분을 내며 덜 사악해진 가격으로 외국산 초콜릿을 사먹는다.

롯데마트의 대표상품인 ‘통큰아몬드’는 그가 이끄는 글로벌소싱팀의 대표작이다. 2012년 한ㆍ미FTA를 앞두고 2011년부터 미리준비작업을 진행한 통큰아몬드는 FTA 발효 후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식간에 롯데마트의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팀장은 “한ㆍ칠레FTA를 계기로 시중 캘리포니아산 호두 대신 칠레에서 호두를 수입,통큰 호두를 출시해 100억 원 정도 팔고 있다. 이후에도 피스타치오 등 마트 내 견과류 라인업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1년. 이 팀장이 말하는 해외 생산된 상품이 국내에 병행수입되기까지 필요한 준비기간이다. 해외소싱을 하는 상품개발자(MD)는 1년을 내다보고 상품을 준비한다. 그래서 부담도 크다. “최소 주문단위가 있다. 컨테이너 단위로 오기 때문에 물건을 다 팔 수 있을까하는 부담이 있다”고 털어놨다. 물론 실패할 때도 있다. 때문에 글로벌소싱을 하는 상품기획자들은 상품 발굴에서부터 홍보마케팅까지 A부터 Z까지 더욱 꼼꼼히 계획하고 챙긴다.

이 팀장은 “최근 3년의 상품 카테고리 트렌드를 보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부하고 고객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한다”며 “MD는 마케터가 돼야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상품의 문구 하나, 진열 방법 모두 고민해야할 대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팀장은 다운점퍼 열풍 속에 캐나다구스, 몽클레르, 노스페이스를 병행수입으로 시중가보다 20~35% 저렴하게 내놓으며 해외소싱의 존재감을 또 한번 입증했다. 그는 앞으로도 고객들의 물가부담을 낮추고, 동시에 차별화된 상품으로 마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본’에 충실하고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팀장은 “무엇보다 열정과 철저함을 기본으로 일하고 있다”며 “소비자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롯데마트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우리팀이 한 축이 돼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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