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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 공해상 北선원 16명 탄 화물선 침몰…3명 구조
[헤럴드생생뉴스] 전남 여수 공해상에서 북한 선원 16명이 탄 화물선이 4일 침몰해 2명이 숨진 채 발견되고 3명이 구조됐다.

해경은 수색 범위를 넓혀가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상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된 선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북한과 연락해 송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 사고 상황4일 오전 1시 19분 여수 거문도 남동쪽 63㎞(34마일) 공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몽골 선적 4300t급 화물선 ‘그랜드포춘1호’가 침몰했다.

사고 당시 선박에서 조난신호가 발생했고 이를 여수 해상교통안전센터(VTS)와 수협어업정보통신국이 받아 조난 선박과 2.4㎞(1.5마일) 떨어진 곳에서 항해하던 상선에 선박 확인을 요청했다.

사고 지점은 여수항에서 130㎞(80마일), 우리 측 영해에서 56㎞(27마일) 떨어진공해상이다. 북한 선박 등을 포함해 외국 선박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항로다.

여수·제주·통영·부산해경은 중·대형 경비정 13척, 항공기 6대, 다른 선박 5척을 투입, 수색 작업을 벌였다.

오전 5시께 바다에 표류 중인 선원 1명을 헬기로 구조했다. 5시 55분 구명벌(보트형 구조장비)에 타고 있던 선원을, 이어 7시 12분 다른 상선에 머물러 있던 선원을 함정으로 각각 구조했다. 이들은 기관장, 부기관장, 전기 관리 선원으로 기관 분야 종사자다.

이어 오전 8시 26분과 38분 각각 인근에서 시신 2구를 인양했다. 시신과 구조된선원들은 가장 가까운 제주 한라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 선박은 중유 50t, 철광석·구리파우더 6500t 등을 싣고 북한 청진항에서 중국 양저우(揚州)항으로 항해 중이었다.

◇ 조류 흐름 따라 수색 확대해경은 조난 신호를 받고 경비정과 항공기를 동원,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였다.

당시 해상에는 초속 15∼18m의 북서풍이 불고 파도는 3∼3.5m로 높아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었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전 9시 풍랑주의보가 해제되고 파도가 잦아들면서 해경은 본격적인 수색 작업에 착수했다.

침몰 지점 4∼7마일 반경에서 시신 2구를 인양하고 3명을 구조한 데 이어 구명벌, 구명환, 구명조끼 등 유류품 일부를 발견했다.

그러나 조난 신호 발생 지점에서 사고 선박이 발견되지 않아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은 조류 방향과 유속을 근거로 표류 선박 등의 위치를 찾는 ‘표류 예측 시스템’을 활용,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북서풍의 영향으로 조류가 남동쪽으로 흐르는 점을 감안,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최대 35마일까지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해경은 실종자들이 조류를 타고 일본 해상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본 해상보안청에도 수색을 요청했다.

◇ 원인 조사 난항, 판문점 통해 송환 가능성해경은 구조된 선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침몰한 것 같다. 배가 기운다는 소리를 듣고 나와보니 기울고 있어서 구명장비를 갖추고 탈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제조된 지 26년이 넘은 사고 선박이 거친 풍랑에 화물의 중량을 견디지 못하고 침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경은 통일부, 경찰, 국정원과 함께 몽골 선적의 배에 북한 선원이 승선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인건비 절약을 위해 선주가 선박을 자국이 아닌 제3국에 등록하는 ‘편의치적선’일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해경은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인양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고 해역이 수심 100m로 매우 깊어 전문 구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인양 작업에 착수하더라도 실제 인양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통일부 등과 논의해 시신과 생존자를 적십자 채널을 통해 북한에 연락,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추가 구조와 경위 파악을 위해서는 선박 인양이 꼭 필요한데 수심이 깊고 관할권이 없는 공해상이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인도주의 차원에서 수색과 구조된 선원들의 송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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