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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지킬땐 몰라도 안지킬땐 열받는 ‘모두의 배려’
봄철 등산 기본수칙 어기면 되레 사고
해빙기 북사면 위험…하산은 남서쪽
마라톤 추월시 앞 사람에 방향 알려야

# 1. 최근 등산에 맛들인 A 씨는 스틱을 하나 장만했다. 편리하게 산을 타고 멋도 낼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되레 큰 사고를 낸 적이 있다. 직장동료들과 산을 오르다 아래서 오던 후배에게 스틱을 잡으라고 건넸는데 후배 무게를 못 이기고 스틱이 분리돼 빠지면서 동료가 넘어지고 말았다.

# 2. 추운 겨우내 꾹 참았다가 봄철 등산길에 나선 B 씨는 한참 동안 산속에 고립되는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발길 닿는 대로 하산하다가 낙엽이 수북이 쌓인 곳을 밟았는데 하필이면 낙엽 밑이 깊은 웅덩이였던 것. 발을 다친 B 씨는 꽤 긴 시간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마침 지나가는 무리의 도움을 받아 날이 어둑해진 다음에야 산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따뜻한 봄날 야외활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기본수칙들을 되새겨 사고위험을 낮추고 서로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헤럴드경제 DB]

# 3. 자타공인 마라토너 C 씨. 대회 때마다 기록 경신에 욕심을 내는데 지난해 말 무리하게 달리다가 앞서가는 사람의 뒤통수에 코를 부딪혔다. 왼쪽으로 추월하려고 했는데 앞사람도 방향을 왼쪽으로 바꾸는 바람에 미처 멈추지 못했던 것이다.

이상의 사례들은 등산학교나 달리기협회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라며 회원들한테 주의를 주는 내용 중 하나다. 따뜻한 봄날 야외활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설레는 마음만 갖고 기본 수칙들을 어기면 되레 사고가 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이에 등산, 마라톤 등 가장 대중적인 레포츠를 즐길 때 꼭 지켜야 할 수칙들을 정리해 봤다. 

한국등산학교는 요즘처럼 눈이 녹는 시점에 산을 오를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른바 ‘해빙기 등산’의 경우 등산객들은 눈에 없다고 안심할 수 있어 방심하기 쉽다는 것이다. 우선 하산 지점을 남서쪽으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구은수 한국등산학교 대표강사는 “해빙기 북사면은 기온이 상승해도 산중에는 낙엽이 쌓여 있거나 해가 닿지 않는 곳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우내 얼었던 돌들이 해빙기 많이 떨어지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특히 먼저 가는 일행들이 떨어뜨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구 강사는 “가파른 사면을 짧은 지그재그 등산로로 올라 능선으로 가는 산행 등의 코스 등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최근 스틱 사용자가 늘면서 이로 인한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경우도 예방해야 한다. ▷스틱을 과도하게 내미는 동작 ▷밑에 있는 다른 등산객에게 잡도록 하는 행위 ▷스틱 잠금 장치를 수시체크 등도 지켜야 한다.

최근 둘레길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산책(트레킹)에도 지켜야 할 에티켓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색의 환경이 조성되도록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체 탐방객일지라도 무리지어 다니기보다 3~5개 조별로 지나친 소음에 주의하며 이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일부 탐방객은 마라톤 복장으로 둘레길을 구보 속도로 걷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주변 탐방객들의 여유 있는 호흡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등산과 달리 비교적 평지에서 달리는 마라톤도 단체로 즐기는 레포츠라 조깅과 구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미국트레일러닝협회에 따르면 가장 자주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가 뒷사람이 앞사람을 추월할 경우다. 이에 추월 시 왼쪽, 오른쪽 중 어디로 갈 것인지 앞사람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에서는 내려가는 사람이 올라오는 사람한테 양보하는 것이 원칙인데 마라톤에서는 반대로 오르막길 주자가 내리막길 주자한테 양보해야 한다는 것도 유념해야 할 차이점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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