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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서 서민주거지원 중심으로 다각화…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보증역사 새로 쓴 대한주택보증 김선규 사장
취임당시 분양보증 전체 90% 차지
깡통주택 급증 등 국가경제 발목
서민지원 공기업역할 확대가 ‘변곡점’

매출 65조원으로 2배 증가
임직원 30%늘고 부채비율 18%로 낮춰

해외 시장개척 · 주택도시기금 운용 등
미래 새 먹거리 마련에 역량 집중


‘위기는 곧 기회’라는 얘기는 일반화되어 있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기업 내 개개인의 공감대 형성뿐만 아니라 리더 역시 타이밍과 방향감을 잘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는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않은 경제쇼크였다. 하지만 이를 딛고 실증적으로 보여준 기업이 바로 대한주택보증이다. 그것도 보수적인 공기업이 이를 이뤄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매출을 2배로, 임직원을 30% 이상 늘린 데 이어 부채비율을 18%로 낮췄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미래를 위한 먹거리도 준비됐다. 해외 신시장 개척은 물론 주택도시기금운용이라는 새로운 업역을 개척한 것이다. 올해 보증 70조원대를 향해 뛰는 대주보의 사령탑, 김선규 사장을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났다.

-장용동 대기자=대주보가 무척 밝아진 느낌입니다. 직원들도 활기차고요.

▶김선규 사장=금융위기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움츠렸던 추억이 사라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할까요. 일감이 넘쳐나고 미래가 보인다면 활기찰 수밖에 없죠. 업무에 대한 전문적 역량 확보와 국민과 기업에 봉사한다는 자긍심이 크게 작용한 듯합니다. 회사발전의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순수 민간 CEO인 김 사장이 공기업 분위기를 이렇게 바꾼 비결이 궁금합니다.

▶김=건설은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산업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경제쇼크로 모두가 어려웠죠. 더구나 대주보는 업체 부도로 분양사업단지마다 줄줄이 사고가 생기고 먹거리였던 분양보증 시장마저 개방으로 민영화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33년간 현대건설에 몸 담아오면서 겪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우선 사심없이 봉직에 기여할 수 있는 마지막 헌신 기회라는 생각하고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CEO 진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강과 조회, 교육 등을 통해 이를 확인시켜주고 가치관을 공유하게 된 것이 신바람을 나게 만든 동력인 아닌가 여겨집니다.

-장=리더십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케 하는군요.

▶김=내부 공감대와 외부 지원을 위해서는 그만큼 설득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갈등에는 소통만큼 좋은 보약이 없습니다. 임직원의 협조가 없었다면 금융위기 이후의 난제를 해결해 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업체와의 간담회, 직원과의 대화 등을 수시로 갖는 데 이어 전국 현장을 누벼서 얻은 산경험은 소통공감대와 새로운 보증상품을 만드는 것에 크게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생각됩니다.

-장=주업무였던 건설업체 중심의 분양보증업무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보증으로 확대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김=그렇습니다. 지난 92년 주택공제조합 설립 이후 주택건설업체 보증지원업무가 전부였습니다. 지난 2012년 취임 당시 분양보증이 전체 매출의 90%에 차지할 정도였으니까요. 더구나 보증업무의 민간개방이 이뤄지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 뻔했습니다. 직원들의 사기가 급락했던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당시 깡통주택이 급증하는 등 국민들의 어려움이 대거 발생,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유일한 탈출구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일감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공적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비중을 두었죠. 바로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개인보증ㆍ정책보증에 집중키로 결정한 것입니다. 민간보증회사에서 수익성과 리스크 등을 이유로 기피하는 상황에서 공기업이 나선다는 게 힘든 상황이었죠. 하지만 치밀하게 운영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절호의 찬스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국민 어려움을 감안하면 공기업의 나서야 할 절대 필요한 시기였고요.

김선규 사장은 “대주보의 업역을 업체중심에서 서민주거지원중심 보증체제로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들과의 가치관 공유에 기인한 것”이라며 CEO의 진정성은 회사 내 공감대를 형성과 발전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장=정부의 전월세대책 등 부동산시장 정상화방안과도 호흡이 잘 맞았다는 평가가 많더군요.

▶김=날로 치솟는 전세보증금, 깡통주택이 무서워 전세로 들어가지 못하는 어려움, 부족한 주택구입자금, 임차료 미지급에 대한 부담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부터 다시 짜야 했습니다. 2012년 3월 서민주거안정과 주택사업자의 지원을 위한 신사업개발실을 설치했습니다.

그해 주택구입자금보증을 비롯해 정비사업자금 보증 등 8건의 신상품을 내놨죠. 이어 지난해에는 정부정책과 연계한 공적 보증상품 7종류를 잇달아 출시,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주택임차자금보증을 비롯해 임차료 지급보증,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등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한 임대보증상품실적이 3조원대를 웃돌아 서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시장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동력이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양보증 매출비중을 57%로 끌어내리고 시대적 신상품을 내놓은 사업다각화로 성공을 거둔 셈이죠. 그 결과 매출이 38조원에서 65조원으로 늘어나고 2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에 300억원대의 배당을 실시하는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직원은 되레 30%가량 늘어나고 점포는 4개가 증가했습니다.

-장=올해 경영목표는 어떻게 세웠습니까.

▶김=올해는 최초로 70조원대 보증시대를 열 것입니다. 이와 함께 신상품 안착과 리스크관리, 스마트경영, 공기업 방만경영 추방 등에 역점을 두어나갈 계획입니다. 지난해 출시한 신상품에 대한 고객 편익중심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보증상품별 활성화방안도 적극 마련할 생각입니다. 또 일이 늘어난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제도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방만 경영요소를 추방해 나갈 것입니다. 개인보증시대에 대비해 200억원을 들여 전산시스템 확충작업을 완료했고 14건의 방만 경영요소를 적출, 노조와의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또 단독주택신축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 신축과정에서 필요한 준공보증 및 품질보증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임대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국민주택기금이 출자하는 임대주택 리츠사업의 사업성 심사에 참여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장=주택건설업체 지원 등 시장정상화 지원도 지속됩니까.

▶김=지난해 주택시장안정화를 위해 18차에 걸쳐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606억원어치를 매입했습니다. 자고 나면 부도위기에 몰리는 건설업체를 살리기 위해 유동성을 지원한 것입니다. 후분양대출보증과 모기지 보증 등이 이 같은 고민 속에서 출시됐고 보증료 인하와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매입도 적극화, 버팀목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소업체에 2조2000억원을 공급, 자금난에 숨통을 트는 데 역점을 뒀습니다. 올해도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3조원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보증을 비롯해 1조3000억원 규모의 모기지, 후분양대출보증, 285억원대의 회사채매입을 추진해 업계 지원에 나설 방침입니다.

-장=보증업무의 해외수출도 가시화되고 있다면서요.

▶김=그렇습니다. 우리의 강점인 분양보증제도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이미 수립해 놓은 분양보증제도의 해외전파모델을 토대로 베트남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과 교류협력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주택보증제도 수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이며 베트남의 경우 고위공무원 연수교육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지원대상국 기관설립자문을 비롯해 컨설팅 지원, 국제 교류협력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장=정부의 주택도시기금관련 운영기관지정에 따른 기대효과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전문성을 갖춘 금융보증 전문기관으로 인정을 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직원들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죠. 공적 역할을 살려 상품화한다는 취지에서 새로운 업무영역을 확보한 것이고요. 앞으로 도시재생이 주요 이슈로 부상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3 지속가능경영실태조사에서 8개 세부평가영역 중 5개 분야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평가 이후 최초로 AAA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됩니다.

-장=국민불편은 곧 민원으로 표출됩니다. 분양사고나 하자가 많이 나다보면 민원이 줄을 이을 텐데요.

▶김=그렇습니다. 이를 감축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 방지 차원에서 제도개선을 우선 추진하고 효과적인 고객 갈등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2년 만에 민원 및 소송건수를 절반으로 줄인 것도 이 같은 결과로 판단됩니다. 지난 2011년에 405건에 달했던 소송건수가 2012년에는 258건으로 43%가 줄었고 지난해에는 162건으로 37% 정도 감소했습니다. 연간 민원건수도 2011년 590건에서 2012년 442건, 그리고 지난해에는 351건에 달했습니다. 통합민원센터와 민원 1회 방문 처리제를 운영하고 고객중심 제도개선을 선제적으로 추진한 성과입니다.

-장=감사합니다.

김선규 사장 약력

▶52년 충남 보령 출생
▶덕수상고, 명지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현대건설 홍콩지사장
▶현대건설 영업본부장(부사장)
▶현대도시개발 사장, 부회장 등 역임
▶공공리더스클럽 부위원장
▶주거복지포럼 고문
▶2012년 대한주택보증 사장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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