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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개편만 하면 잡음…고성국부터 가애란까지 ‘공정성ㆍ제작자율성‘ 논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봄 개편을 앞둔 KBS에 잡음이 거세다. 개편만 앞두면 불거지는 MC선정과 교체 과정은 또 한 번 논란을 낳았다. 공정성에 제작자율성 논란까지 연일 시끄럽다.

3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는 오는 7일 봄 개편을 앞두고 간략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전진국 편성본부장은 “올해 봄 개편의 방향은 수신료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공영성 강화로 잡았다”며 다섯 가지 실천 계획을 설명했다. ‘한국사회 중심축으로서의 역할 수행’ ‘성숙한 시민의식 고취’ ‘사회적 약자 배려’ ‘미래세대를 위한 창의적 비전 제시’ ‘행복 충전 건강한 대한민국’이 그 실천계획이다. 신설된 총 9개의 프로그램엔 시사제작국과 교양국, 협력국, 콘텐츠 개발실, 예능국, 스포츠국 등 각각의 부서에서 배치됐다. 


개편과정을 둘러싼 KBS 내부 반발은 오후 4시대 ‘시사진단’이라는 프로그램을 편성하며 시작됐다. 종합편성채널이 공략해 시청자 잡기에 성공한 오후 3~4시대를 겨냥해 KBS에서도 평일 오후 4시부터 55분간 ‘시사진단’을 편성, 본격적인 정치 관련 시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지만 개편 이전 KBS 내부에서는 대표 친박 성향의 정치 평론가 고성국 씨가 진행자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불거지며 반발이 일었다. 당시 시사제작국에서는 고 씨에 대해 5명의 후보자 중 한 사람일 뿐이라고 밝혔으나, 내정설이 새나오자 양대 노조(언론노조 KBS본부, KBS 노동조합)와 기자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사측을 압박했다. 이후 고 씨의 고사로 황상무 KBS 기자가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게 됐다.

이날 개편 설명회에 앞서 KBS엔 조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사는 MC교체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6시 내고향’의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제작 PD 6명이 알지도 못하는 MC교체가 진행됐다며 ‘제작 자율성’ 논란을 거세게 비난했다. 담당 PD들은 부장과 팀장 합의 하에 결정된 사항에 대해 항의했지만, 사측에선 “MC 교체와 선정과정에서 CP와 팀장들과의 협의가 있었고 MC선정위원회도 거쳤다”며 “번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MC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가을 개편 당시에도 ‘TV쇼 진품명품’의 MC 교체 과정에서 제작진을 배제한 일방적 교체로 녹화 파행이 빚어지는 등 촬영현장에선 한바탕 고성도 오갔고, 이는 제작진 징계로 이어지며 잡음이 커졌다.

‘TV쇼 진품명품’ 사태 이후 지난 1월 열린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사측은 “개편 시 제작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같은 사례가 발생, 제작진과 언론노조 KBS본부은 강도 높은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생각이다.

브라질월드컵을 두 달 앞둔 과정에서 나온 아나운서 인사도 논란을 키웠다. KBS는 스포츠 중계를 도맡아 온 중견 아나운서 7명을 각각 보도국 이외의 부서로 배치했다. 서기철 아나운서는 인재개발원으로, 조건진 아나운서는 시청자 본부 총무국 수원센터운영부, 전인석 아나운서는 편성본부 편성국 2TV 편성부 , 박영주 아나운서는 글로벌 한류센터 KBS 월드사업부, 김관동 아나운서는 정책기획본부 기획국으로 발령 받았다. 이에 KBS 내부에서는 자사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전현무의 캐스터 영입을 반대한 사측의 보복인사가 이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KBS에선 “시니어 인력 효율화를 위해 이뤄진 전보인사”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아나운서협회와 노조는 “전문성을 무시한 비상식적인 인사”라며 반발했다.

개편을 앞두고 불거진 논란들로 인해 이날 언론노조 KBS본부는 기자회견장 앞에서 개편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설명회에 참석한 기자들 역시 최근의 논란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지만, KBS에선 “오늘은 잔칫날이다”며 “개편에 관련한 질문만 해달라”는 당부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KBS가 내놓은 개편안은 초라한 상차림이었다. 신설 프로그램에선 새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정치성향을 이유로 MC 선정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진 뒤 정비된 ‘시사진단’에선 “가능하면 공정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했을 뿐, 균형성을 바탕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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