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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쇼핑] 두 바퀴의 자유…시장도 달린다
‘레저 아닌 생활’ 자전거 인구 1000만시대 · 시장도 3000억 규모로 급성장
다시 자전거다. 자동차의 발달로 한동안 쇠퇴의 길을 걷는 듯했던 자전거가 또 한번 웅크렸던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고유가 시대의 대체 이동수단으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수단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도구로 어린 시절에 이어 다시 한 번 자전거 핸들을 손에 잡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참좋은레저 등 국내 주요 자전거업체에 따르면 올해 자전거 인구는 1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웬만한 필수 소형생활 가전 못지않은 시장의 크기다. 이른바 ‘자전거 제2의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생활’에서 ‘레저’로, 다시 ‘레저’에서 ‘생활’로…자전거의 ‘발전적 회귀’=최근 들어 시작된 자전거의 재도약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미 10년 전, 20년 전에도 자전거는 한 차례씩 ‘붐’을 만든 적이 있다.

1990년대 일반 자전거 산업은 국내 임금 상승 탓에 원가경쟁력을 상실, 해외 수출이 크게 감소한 데다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보편화하면서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다.

하지만 같은 시기 산악자전거(MTB)만은 국민 생활수준 향상에 힘입어 새로운 레저 스포츠로 떠오르며 황금기를 구가했다. 유압식 제동장치나 서스펜션처럼 자동차 또는 모터사이클에 적용되던 첨단 부품이 적용된 MTB는 자전거 동호인들의 도전욕을 자극했다.

자동차가 보편화하기 이전인 1970~80년대, 시장 상인들의 ‘짐차’로 아버지의 출퇴근 수단으로 자전거가 이용되던 시절을 한 단계 뛰어넘어 레저로서의 자전거가 처음 등장한 시기다. 


이러한 흐름은 10년 뒤 더욱 거세져 2000년에는 경남 창원에 국내 최초의 돔형 경륜장이 지어지는 등 자전거는 과거의 낡고 허름한 모습을 깨끗이 지우고 대중적인 취미의 하나로 20년 만에 굳건히 자리잡았다.

중요한 것은 최근 불고 있는 자전거 열풍이 2000년대 중후반까지 이어져 내려온 ‘취미’ 혹은 ‘레저’로서의 자전거의 영역을 깨부수고 다시 ‘생활’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양상만큼은 다르다. 일상생활의 영역으로 페달을 밟기 시작한 자전거는 더 이상 과거처럼 낡고 녹슨 ‘짐 자전거’의 이미지가 아니다.

세계경제포럼이 최근 발표한 환경성과지수 종합순위 결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지표’가 전체 178개 국가 중 꼴찌에 가까운 171위를 기록하는 등 환경오염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단순히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남과 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로 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적 삶’이라는 새로운 가치와 ‘에너지 절약’이라는 새로운 목적을 입은 자전거의 새로운 모습이다.

▶자전거, 남과 나를 위해 ‘녹색 삶’을 만드는 도구=자전거가 발전적 회귀를 하게 된 데는 오로지 사람의 다리 힘만을 이용해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도, 걷거나 뛰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멀리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한몫을 했다.

실제 자전거는 도시에서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 중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다.

독일 UPI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내에서 5㎞ 이내의 거리를 이동할 때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자전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전거는 도로뿐 아니라 작은 골목길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교통체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감축효과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환경부가 지난 2008년 발간한 ‘에너지절감 및 이산화탄소 줄이기 대책’ 자료에 따르면 성인 1명이 4㎞가량의 출퇴근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하면 자동차(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210g/㎞)로 출퇴근할 때보다 0.84㎏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300명의 직장인이 자전거로 4㎞의 거리를 매일 출퇴근할 경우 하루 252㎏, 연간 92t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발생한다. 이 같은 자전거의 친환경성에 착안해 본격적으로 ‘자출운동’(자전거 출근 운동)을 벌이는 단체도 있다.

서울환경연합과 자전거 동호회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지난 2007년부터 ‘자전거로 CO₂다이어트’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서울환경연합이 제안해 시작된 이 캠페인은 자전거 이용으로 유발된 온실가스 감소량과 경제효과 등을 알아보기 위한 운동이다. 자전거 주행거리를 사이트(www.co2diet.or.kr)에 입력하면 온실가스 감축량이 자동으로 계산돼 나온다.

1일까지 집계된 이 홈페이지의 총 자전거 주행거리는 115만9117㎞로 현재까지 19만2805㎏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이는 30년생의 낙엽송 1만1210그루를 한반도 곳곳에 한 번에 심은 것과도 같은 효과다.

자전거를 타며 발생하는 유산소운동 효과도 탁월하다.

자전거를 타면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하체를 꾸준히 사용할 수 있어 걷기운동의 2배 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좌우로 자전거의 균형을 잡으며 자연스레 몸 전체의 균형이 맞춰진다는 것이 자전거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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