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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난전화 보다 더 무서운 ‘非범죄 신고’
“휴대전화가 불통이다”
“옆집 개가 너무 시끄럽다”
‘182’ 로 해야할 전화를 ‘112’ 로
경찰력 낭비 치안공백 우려


“SK텔레콤 휴대전화 불통인데 왜 이러죠?”

SK텔레콤 사용자들의 불통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오후 6시께 대전지방경찰청 112지령실에는 이같은 비범죄성 신고 전화가 수십통 걸려 왔다. 이 전화로 인해 긴급신고를 받는 112지령실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대전청 112지령실에서 근무하는 민인근(52) 경위는 “생활민원 등 비범죄성 신고는 182민원콜센터(182센터)로 해야하는데 아직 112로 전화를 거는 사람이 많다”며 “이런 신고에 일일이 응대하다 실제 긴급한 범죄 신고에는 신속히 대응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우절(4월 1일) 장난전화는 확실히 줄었는데, 대신 비범죄성 신고가 급증하다 보니 경찰 인력 낭비가 걱정이 될 정도”라고 했다.

경찰은 현재 112신고를 필요성에 따라 ‘최우선 긴급출동’ ‘일반출동’ ‘비출동’ 등 3단계로 구분해 대처하고 있다. 경찰업무 외 사안이나 현장조치가 불필요한 비범죄성 신고는 ‘비출동’으로 분류해 출동하지 않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상황실에 접수된 신고전화는 총 1911만4115건이었다. 이 가운데 ‘비출동 신고’는 977만1125건으로, 전체 신고의 51.1%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비출동 신고 비율(21.2%)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2011년(28.5%), 2012년(33%)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112에 접수된 신고전화 절반은 현장 출동이 필요없는 비범죄성 신고로, 182센터가 담당해야 하는 것 들이다.

182센터는 2012년 4월 발생한 수원 여대생 살해사건(오원춘 사건)을 계기로 112신고 체계를 이원화하기 위해 같은 해 11월 설립됐다. 182센터가 그동안 112상황실에 집중됐던 일반 생활민원을 처리하고, 112상황실은 긴급 범죄신고에 신속히 대응토록 했다.

하지만 182센터에 대한 홍보 부족 등으로 아직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실제 112 신고전화 후 182센터로 이관되는 민원 건수가 월 평균 3만건이 넘는다.

112에 걸려오는 비범죄 신고의 유형은 다양하다.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거나 다른 공공기관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는 등의 전화가 많다. 특히 “차 앞에 누가 주차해 놔 내 차를 뺄 수 없다” “옆집 개가 너무 시끄럽게 짖어댄다”는 생활불편 신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 다른 관계자는 “홍보 부족과 일반 국민의 인식 부족으로 비범죄성 민원전화의 상당수가 112로 신고돼 경찰 인력과 장비 운영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런 비범죄 신고에 182센터를 이용할 것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112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치안서비스에 공백이 생길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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