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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ㆍ북반구 수리학적 시소현상’ 온대지역도 발생 규명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강수량이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서로 반대 현상을 보이는 소위 ‘반구간 수리학적 시소현상(interhemispheric hydrological seesaw)은 그동안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만 확인됐다. 이 현상이 온대지역에서도 과거 55만년동안 일어났음이 규명됐다.

이는 지역적인 기후 변화가 수만년 주기의 빙하기와 간빙기 순환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ㆍ원장 김규한) 국토지질연구본부 조경남(38) 박사는 자신이 제1저자로 참여한 ‘과거 55만년 북반구-남반구 중위도 지역의 수리학적 시소현상(Mid-latitudinal interhemispheric hydrologic seesaw over the past 550,000 years)’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강원도 평창 백룡동굴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경남 박사가 석순과 유석을 관찰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북반구에 해당하는 한국의 석회암 동굴 15곳의 석순과 유석의 시료를 동위원소 연대측정 등의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따뜻하고 습윤했던 간빙기 때는 석순과 유석이 잘 자란데 반해 빙하기 때는 성장이 정체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남반구 호주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에서 얻은 자료와 비교한 결과 서로 상반된 패턴이 나타났다. 즉, 반구간 시소현상이 온대 지역인 한반도와 호주에서도 있었음이 규명된 것이다.

석순과 유석 등 동굴 생성물은 외부환경에 노출된 다른 단서에 비해 훼손이 덜하고 세계 곳곳에 분포해 있다. 이 때문에 과거의 기후와 그 변화를 추론하는 학문인 고기후학에서 애용된다.

북반구에 위치한 한반도의 석회암 동굴 내 석순과 유석에서 얻은 자료와 남반구 호주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에서 얻은 자료를 비교한 결과, 두 지역 기후변화가 상반된 패턴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원 측은 “북반구에 추위가 찾아왔던 시기에 전 지구적인 추위가 동반됐다고 믿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라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더 정확한 지구 기후변화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조 박사 외 지도교수 우경식 강원대 교수가 교신저자, 연구원의 이상헌 양동윤 박사, 극지연구소 임현수 박사 등이 참여한 이 논문은 최근 세계 3대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지에 등재됐다. 순수 국내 연구진에 의한 기후변화 연구결과가 네이처지에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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