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이 자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가를 내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를 향해 압박 카드를 꺼내 보여줬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유럽의 대(對)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러시아를 압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은 이번 수출 허가를 통해 공급선을 다변화시켜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또한 이런 가운데서도 수출을 통한 무역적자폭 감소와 생산량 증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나가겠다는 두 마리 토끼도 노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24일(현지시간) ‘조던 코브 에너지 프로젝트’가 국내 생산 LNG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최종 허가를 받게될 경우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 로키산맥과 캐나다산 천연가스를 서부 오리건주 해안 쿠스베이에 들어서는 LNG 터미널을 통해 수출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터미널은 하루 최대 2266만㎥의 천연가스를 20년간 수출할 수 있다. 프로젝트는 총 70억달러 규모다.

그러나 환경검토, 규제 당국의 최종 승인 등의 절차가 아직 남아있으며 수출이 실제로 시작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천연가스 수출을 강력 규제해왔으나 시추기술이 발전하고 이른바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수출 허가도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수출 허가는 7번째 사례로 FTA 미체결국에 천연가스를 수출하려면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조던 코브 에너지 프로젝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대립하는 가운데 수출이 허가돼 유럽 동맹국들을 향한 ‘지원의 신호’가 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리사 머코스키 상원 에너지ㆍ천연자원 위원회 의원(공화ㆍ알래스카)은 “우크라이나 상황을 놓고 볼 때, 이번 허가는 우리 동맹국과 에너지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반발의 목소리도 있다. 다우케미컬, 이스트먼케미컬, 알코아 등 석유화학제품 제조사들은 국내 공급가를 높일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LNG 수출이 우크라이나를 돕지 않을 것이며 미국 경제와 소비자들에 위해를 가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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