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경제 ‘환경복지’ 앞장…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장
환경성은 물론 경제성 · 편의성 고려즐거움 통해 환경문제 해결해야
미세먼지 · 녹조 등 국민건강 직결
올해부터 관련 환경기술 개발 역점
경제성장과 환경이 상생을 시작했다. ‘그린’이라는 옷을 제대로 갖춰입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나 기술도 경쟁력을 잃었다. 지구온난화라는 환경의 위기는 오히려 환경과 보전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돌아보게 했다. 우리나라의 환경기술은 선진국의 60~70% 수준에 그친다. 물 정수처리 기술은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여전히 후발주자다. 국내 환경기술 개발부터 산업육성을 책임진 한국환경산업기술원(기술원) 김용주 신임 원장은 “핵심 환경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특히 올해부터는 미세먼지나 녹조 등 국민보건과 관련한 환경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지난 3일 제3대 기술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린’,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다=낙동강의 질소 오염도를 낮추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김 원장이 영국 요크대학에서 받은 석사 학위의 논문 주제다. 환경경제학이다. 반대 사례로 생각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여수 기름유출 사고가 났다. 이에 대해 눈에 보이는 피해만 보는 것이 기존의 입장이었다면 환경경제학은 향후 환경이나 사회에 미칠 무형의 피해까지 감안해 화폐가치로 환산해낸다. 그가 환경경제학을 실천하면서 가장 큰 숙제는 경제와 환경의 갈등관계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였다. 김 원장은 “기술원에서는 최선을 다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환경을 좋게 하고 동시에 산업을 발전시키는 과정”이라며 “이제야 마음 푹 놓고 활동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2011년부터 10년간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차세대 에코 이노베이션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 원장은 “연간으로 보면 환경기술 연구ㆍ개발(R&D) 예산은 경제분야 R&D 16조원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환경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적인 관심이 커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취임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김용주 신임 원장은 “국내 핵심 환경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와 환경, 사회라는 3개 축이 같이 작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기술 개발부터 산업육성, 친환경제품 인증 등 환경 전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에코디자인은 불편하다고?=그간 산업은 ‘그린’이라는 옷을 유난히 불편해 했다. 친환경제품은 단순하고 품질도 나쁘고 편리성과도 거리가 멀 것이란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었다. 에코디자인은 그런 편견을 극복하고 편리함과 즐거움 등을 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게 원래 의도다. 환경성은 물론 경제성, 편의성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에서 에코디자인을 바라봐야 한다. 그는 “에코디자인이라고 해서 환경성에만 매몰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환경만 생각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그 자체가 환경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유럽연합(EU)은 지난 2009년 에코디자인 법률을 발효한 바 있다. 국내 기업이 EU에 수출하는 물량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제품이 이 법률을 적용받는 상황이다. 에코디자인을 생각하지 않고는 더 이상의 산업 발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 그린소비 시대=소비에 있어서도 환경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그린경제의 기반이 제대로 다져지기 위해서는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생산은 물론 소비와 유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린카드는 소비자들의 그린실천지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1년 도입됐다. 현재 카드 발급은 800만장에 달한다. 국내에서 정부와 카드사가 협력해 출시한 공익 상품 중 최단 기간 내에 최다 발급된 카드로 인증까지 받았다. 그린카드는 가정에서 전기, 수도, 가스 사용량을 절감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탄소포인트를 제공한다. 김 원장은 “앞으로도 그린카드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더 늘리려고 하고 있다”며 “기존 제품뿐 아니라 호텔 등 서비스업과도 연계해 활용도를 높일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유통단계에서는 탄소성적표시제가 인식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탄소성적표시제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된 탄소의 총량을 표시해 지속적인 관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