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옷으로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해외 바이어가 찜한 남자, 디자이너 권문수
해외 바이어들에게 물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남성복 신진 디자이너가 누구냐고. 주저 없이 ‘권문수’를 꼽았다. 테일러링과 소재에서 퀄리티가 높고, 위트 있는 표현으로 눈길을 끈다고 했다. 시즌이 지나면서 점점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간다는 평도 같이 따라왔다.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권문수(35ㆍ사진) 디자이너를 만나 이번 시즌 컬렉션에 대해 물었다. 모델로서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외모였지만 눈빛은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겸손하면서도 비전이 확실한 그의 태도에 바이어들이 왜 그를 눈여겨보는지 알 것 같았다.

권문수는 이번 시즌에 ‘희망의 열쇠’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사진가 유진 스미스의 ‘낙원으로의 산책(A Walk to Paradise Garden)’을 보고 ‘희망’을 옷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지인들이 30대 중반으로 들어서니까 많이 힘들어들 합니다. 저도 패션을 하면 할수록 열정만으로 안 되는 버거운 일들도 생기고…. 사진을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죠. 기쁨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추상적이었던 희망은 열쇠라는 매개체를 만나 컬렉션 곳곳에 나타났다. 쇼의 마지막에 문을 열고 나가는 퍼포먼스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군대에 있을 때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권문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패션을 전공했다. 이후 톰브라운, 헬무트랭, 로버트겔러의 인턴십을 거쳐 남성복 ‘버클러’의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한국에서보다 미국에서 커리어를 먼저 시작한 셈이다. 한국에서는 2011년에 브랜드를 론칭,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제너레이션 넥스트로 ‘서울 패션위크’에 서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다음 시즌부터는 ‘서울 컬렉션’에 도전한다. “라벨이 없어도 딱 보면 ‘문수권’ 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모던하고 깔끔하며 최소한의 디테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시그니처 스타일은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울 정도로 인상적이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