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야후의 머리사 메이어…’

글로벌 기업의 ‘여풍(女風)’이 거세지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로서 기업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여성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다.

24일 아시아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회계법률회사 그랜트손튼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 전 세계적으로 연매출 규모가 1000만∼10억달러(약 108억∼1조800억원)인 중간 규모 회사에서 여성 CEO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는 2012년의 5%, 지난해의 10%보다 증가한 수치다.

그랜트손튼의 이번 조사는 전 세계 45개국의 6700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최근 임명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휴렛팩커드의 멕 휘트먼과 야후의 머리사 메이어가 여성 CEO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 CEO 수는 다소 증가한 반면, 고위 임원에서 여성의 비율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 여성 임원의 비율은 24%로 지난해와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앞서 2007년과 2009년에도 여성 임원 비율은 24%였다.

이에 대해 그랜트손튼의 조세 책임자인 프란체스카 라거버그는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가 다음 단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FT는 “이사진의 성비 불균형이 느리게 해소되고 있어 여성 임원의 수를 늘리는 ‘할당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임원 2명 중 1명 정도가 대형 상장회사의 이사회에 여성 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3명 중 1명이 이런 견해를 보였던 지난해보다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여성 할당제는 2003년 노르웨이에서 처음 도입됐으며,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말레이시아나 필리핀, 케냐,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가에서도 법제화됐다.

한편 보고서는 조사 대상 회사의 23%에 여성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있었으며, 중국의 경우 이 비율이 63%나 돼 이례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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