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中 위안화 약세 ‘환율전쟁’ 촉발하나, 인위적 개입이라며 美 · 亞 주변국 불만 고조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최근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 위안화의 약세 흐름이 중국과 미국 간 관계 악화는 물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변국의 불만을 사 아시아 지역에서 ‘환율전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WSJ은 최근의 위안화 환율 움직임이 시장에서의 위안화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중국 당국이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및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이 고의적으로 위안화 가치하락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은 개선된다.

WSJ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달말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올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2.8% 하락했다면서 이는 지난해 상승분을 거의 모두 상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년간 강세 행진한 위안화의 이같은 약세 전환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리서치 기관인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위해 지난달에만 250억달러(약 27조원)를 매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인민은행은 이를 위안화 절상쪽에 일방적으로 베팅하는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에 대한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한 것이 결과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초래했다면서 인위적인 시장개입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한 것은 금융시스템 자유화 조치의 일환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조짐이 짙어지자 투자자들이 이를 위안화 매도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시장역할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1%에서 2%로 확대한 바 있다.

중국의 무역수지 악화도 위안화 약세의 근거가 되고있다. 지난달 중국은 229억9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내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경기둔화에 고심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중ㆍ미 간 긴장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아시아 국가들의 자국통화 평가절화 경쟁, 즉 ‘환율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WSJ은 경고했다. 안 그래도 일본의 엔화약세(엔저) 정책은 이미 수출경쟁국인 한국의 불만을 사고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에스워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중국이 위안화를 낮게 유지하려고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면 환율을 둘러싸고 새로운 긴장감이 분출할 수 있다”며 “일부 신흥시장으로 해외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위안화가 약세를 지속한다면 아시아 국가들의 중앙은행에 큰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 프레드 버그스텐은 “중국이 이렇게 재빨리, 오랫동안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데 대해 놀랐다”며 “이는 틀림없이 미국 의회와 같은 곳에서 환율 조작 시비를 다시 불거지게 만들 것이다”고 우려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의회에 낸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비판하고 위안화가 상당한 평가절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보고서 발표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오히려 2% 하락했다.

/py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