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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산’ 난지도, 11년만에 ‘생명의 땅’ 으로 부활
동ㆍ식물 1092 종 서식확인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서울 상암동)가 월드컵공원으로 탈바꿈한지 11년만에 ‘생명의 땅’으로 부활했다. 오염물질은 절반으로 줄었고 멸종위기종 동ㆍ식물이 출현하는 등 서울시 대표 환경ㆍ생태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월드컵공원 자연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식물 582종, 야생조류 50종, 육상곤충 205종, 거미 99종 등 월드컵공원에 서식하는 동ㆍ식물 개체 수가 모두 1092종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월드컵공원은 지난 1978년부터 15년간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대표적인 쓰레기 매립지인 난지도였다. 이곳에 쌓인 쓰레기는 1억5000만t으로 말그대로 ‘쓰레기산’이었다. 서울시는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준비하면서 1996년부터 7년 동안 2350억원을 들여 환경 친화적 공원조성사업을 추진해 지금의 월드컵공원을 만들었다. 서울시에서 처음 시도된 쓰레기매립지 생태복원 사업이었다.

서울시는 월드컵공원 개장 후 자연생태계 변화과정을 조사하기 위해 매년 동ㆍ식물 분야 전문가와 함께 ▷오염물질 배출량 ▷자연생태계 ▷침하량 계측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해는 월드컵공원 조성 전인 2000년 438종에 불과했던 동ㆍ식물 개체 수가 1092종으로 늘어나는 등 생태복원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체 수 증가는 오염물질이 감소하면서 죽음의 땅이었던 난지도가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식물의 경우 월드컵공원 조성 전 271종에서 지난해는 자생종 311종, 식재종 271종 등 총 582종으로 늘었다. 특히 개곽향, 솔방울고랭이 등 130종은 지난해 새로 발견됐고, 국내에 기록이 없는 버섯 4종과 주머니털버섯 등 희귀종 5종도 출현했다. 버섯은 생육기간이 3~5일로 짧은 만큼 발견되지 않은 종이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야생조류는 28과 50종이 관찰됐다. 큰말똥가리, 새매 등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 6종과 제비, 청딱다구리 등 서울시 보호종 8종도 발견됐다. 또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에는 왕은점표범나비가, 난지천공원에는 물결부전나비가 각각 출현하는 등 희귀 곤충이 많아졌고, 맹꽁이 등 양서류와 거미류의 개체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동ㆍ식물 개체 수가 많아진 것은 그만큼 주변 환경이 깨끗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표적인 오염물질 지표인 메탄가스 발생량은 2002년 8523t에서 지난해 3601t으로 57.8%는 감소했고, 침출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 총량도 2004년 164t에서 지난해 71t으로 56.7% 이상 줄었다. 전반적인 대기오염도도 기준 이내로 유지하면서 주거지역과 큰 차이가 없었다.

월드컵공원 개장 초기 5년간 9.8~11.5㎝로 높았던 지반침하 현상은 점차 줄어면서 최근 6년간 5.1㎝로 관측됐다. 신시섭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매립지 지반이 점차 안정화돼 공원 안전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서 “월드컵공원 내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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