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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러세력 청산” 우크라, 국영에너지社 회장 체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 자치공화국을 병합하는 작업을 마무리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 내 친러 세력 청산에 나서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칼끝이 향한 곳은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돈줄이었던 에너지 거물들이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경찰은 국영 석유가스수입회사 나프토가스의 예브겐 바쿨린(사진) 회장을 최소 29억유로(약 4조3000억원)를 횡령한 혐의로 체포했다.

나프토가스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해 우크라이나 전역은 물론 유럽에까지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다. 바쿨린 회장은 지난 2010년 야누코비치 정권 시절 나프토가스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유리 보이코 전 부총리의 ‘오른팔’로 알려졌다.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체포 직후 페이스북에 성명을 올려 “바쿨린 회장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시절에 총 3차례에 걸쳐 횡령을 저지르고, 전현직 고위공무원들이 참여하는 ‘범죄그룹’을 이끈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는 정의와 은닉한 자산을 다시 찾는 것에만 목적이 있지 않다”면서 “새 정부에 부패에 대한 경고를 줬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친러 성향의 야누코비치 정권과 밀접한 유착관계를 맺고 부패를 저질러왔던 에너지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의 지원에 힘입어 부패청산과 러시아와 관계 단절을 목적으로 나프토가스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펼쳐왔다.

실제로 이날 아바코프 장관의 성명에 앞서 우크라이나 검찰과 경찰은 돈세탁 및 권력남용 혐의로 에두아르드 스타빗스키 전 에너지 장관의 자택을 수색한 것으로 전해져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편 나프토가스는 현재 14억유로의 부채를 안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이 부채를 거론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해왔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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