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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포스코 계열사에도 ‘급여 반납’ 바람 부나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지난 18일 권오준 포스코 신임 회장이 사내 임원회의에서 ‘깜짝 발언’을 했습니다. “회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소기의 성과와 수익성을 구현할 때까지 기본급의 30%를 반납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취임 일성부터 위기 극복과 조직 쇄신을 강조해온 권 회장은 말에서 그치기 보단 행동으로 혁신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권 회장의 의지를 확인한 포스코 임원들도 동참을 선언했습니다. 윤동준 경영인프라본부장 부사장은 권 회장의 발언 후 “회사가 어려운 경영어건을 조기에 극복하고 ‘위대한 포스코’를 구현하겠다는 임원들의 의지를 보여주자”며 다른 임원들에게 자율적으로 급여 반납에 동참하자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날 저녁까지 포스코 임원 80여명 전원이 급여 반납에 자율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규모는 개인별로 10~25%까지 다르다고 합니다. 사실 어려운 말들이 섞인 기업의 수익성 개선 방안보다는 급여 반납이 대중들에겐 명확하게 인식이 됩니다. 실제로 19일 이 내용이 기사화된 후 여론의 반응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포스코 계열사의 동참 여부가 궁금해졌습니다. 실제로 포스코 상장계열사 중 한 곳은 대표가 실무진에게 이날 저녁 전화를 걸어 ‘회장님이 급여 일부를 반납하시는데 우리도 동참해야하지 않겠나’라고 의사를 전했다고 합니다.

기자도 계열사 몇 곳에 전화를 돌려봤습니다. 동참 의사를 물으니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율적으로 이야기가 나오고는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또 다른 계열사는 “내부적으로 검토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아직 공식적으로 급여 반납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포스코 계열사는 없지만 비공식적으로 적잖은 계열사가 동참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임원들이 솔선해서 혁신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요즘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만은 않습니다. 동양그룹 사태 등을 지켜보며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이 주주는 물론 국민과 사회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죠.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는 모습도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했습니다.

사실 포스코 임원들이 급여를 반납했다고 해서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혜택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혁신을 꾀하기 위해 내부에서 원인을 찾고 솔선해서 변화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을 달리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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