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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정부의 헛발질…대기업 선호 현상이 줄어들었다고요?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청년=대기업만 선호’ 공식 깨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1일 내놓은 보도자료의 제목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을만 했습니다.

그러나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면 어이가 없어집니다.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정보원은 청년층 취업 실태와 의식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했고, 이 같은 결과를 냈다고 발표했습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조사 결과로만 본다면 대기업으로 쏠리던 청년층의 취업 눈높이가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전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가 보여준 조사표는 더 황당합니다.

남성의 21.3%가 대기업을 선호하고, 여성은 21.1%가 중소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용정보원이 내놓은 자료는 과거 시계열자료가 전혀 없는 자료라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이랬는데, 이번 조사에서 몇 %로 떨어졌으니 ‘청년=대기업 선호’라는 공식이 깨졌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으련만 그런게 아니었다는 거죠.

이번 조사는 고용정보원의 첫 조사입니다. 고용정보원은 그러면서 “청년 구직자에게 괜찮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만 제대로 알려주면 구인정보가 부족해서 취업을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입니다.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고등학교나 전문대학을 졸업한 이들의 대기업 선호율은 각각 17.3%, 14%였습니다. 이들은 대기업 보다 국내 민간 중소기업을 더 선호했습니다. 선호율은 각각 22.7%, 20.8%였습니다.

고등학교나 전문대학을 졸업한 이들이 대기업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서 청년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깨졌다고 말하는 것도 논리적 비약이 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알아주는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과거에도 이어져 왔기 때문입니다.

15~19세, 20~24세도 각각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입사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원복지 수준이 월등한 대기업 대신 중소기업에 입사하겠다는 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 만큼 취업문이 좁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문제가 되는 취업계층은 대졸자들입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들의 대기업 선호 입니다. 이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면서 청년 실업률이 높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여성, 15~24세, 고등학교, 전문대를 졸업한 이들이 대기업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기업 선호 공식이 깨졌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최소한 왜 청년 구직자들이 대기업만 선호하고 있는지 더 심도 있는 고민을 정부가 해야 할 때 입니다.

그래야 고용률을 끌어올리고, 청년들의 취업률 역시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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