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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블프 · 박싱데이…직구족 영토 확장
언어장벽 완화·면세상한 200弗로 확대 등
美 중심 직구서 변화…獨·佛 넘나들어
유럽·호주는 박싱데이 ‘쇼핑 성수기’
中 가격 저렴…영어운영 홍콩도 큰 인기

13개월짜리 딸을 키우는 이소영(34ㆍ여) 씨는 최근 ‘루카스 포포크림’을 호주에서 직접 구매(직구) 했다. 빨간 튜브에 담긴 이 크림은 아토피와 기저귀 발진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호주 가정에서 상비하는 제품이다. 이 씨는 “천연재료로 만든 제품이어서 믿고 쓴다. 호주에서 직접 구매해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심의 해외 직구 지역은 중국, 독일, 프랑스를 넘어 오세아니아 대륙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해외 인터넷 쇼핑몰의 결제 절차가 간소화되고, 구글 번역 등을 통해 언어장벽이 완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LG경제연구원이 관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외 직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81.6%에서 2012년 73.9%로 줄었다. 반면 중국과 독일의 비중은 2010년 1% 비중에서 2012년 각각 9.7%와 5.2%로 늘어났다. LG경제연구원은 “2012년 발효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의류, 신발 등 목록통관대상 품목 중 한ㆍ미 FTA 대상은 면세범위가 기존 100달러에서 200달러로 확대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이 집계한 지난해 해외법인별 국제 특송물량 비율도 미국이 87%로 여전히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홍콩(8.4%), 중국(2%), 싱가포르(2%), 독일(0.6%)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직구 배송대행업체인 ‘지니집’은 미국, 영국, 독일, 일본에 이어 올 들어 프랑스와 홍콩, 스페인 서비스를 새로 시작했다. 특히 유럽과 호주 등은 해외직구족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다면 영국과 호주에는 ‘박싱데이’가 쇼핑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박싱데이에는 원가의 70%까지 깎아주는 대대적인 세일을 벌인다. 국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국민 기저귀백’으로 유명한 캐스키드슨, 막스앤스펜서, 남성패션 브랜드인 톱맨, 영국 홍차 브랜드인 위타드티 등이 직구족들의 주요 공략대상이다.

호주나 뉴질랜드는 안전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어그부츠 브랜드인 UGG, 유기농 화장품 쥴리크, 가이아, QV 등이 대표적이다. 


뉴질랜드산 케리케어 산양분유를 호주를 통해 구매하는 엄마들도 늘고 있다. 뉴질랜드는 유가공제품 발송을 금지하고 있다. 해외 배송료를 포함해도 국내 산양분유와 대동소이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독일은 캡슐커피, 가전제품, 분유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해외직구족들의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국내 최대 해외배송대행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독일 배송대행 서비스 건수는 2500건을 기록해 서비스 개시 4개월 만에 65% 이상 증가했다. 독일 쇼핑몰을 이용하는 해외직구족 65%는 아마존 독일, 네스프레소 독일(22%), 이베이 독일(9%), 스타벅스 독일(3%)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압타밀, 홀레를 비롯한 독일 분유와 헹켈, 휘슬러 등 주방용품, 로고나 등 화장품 및 헤어용품과 각종 영양제 등 다양한 제품군이 인기 요인이다.

이성노 몰테일 독일지사장은 “독일은 전 세계에 히든챔피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품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은 ‘낮은 가격’이 최대 강점이다. 바지, 배낭, 스피커, 마우스 등을 미국과 일본 등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고가의 거위털 이불은 국내 가격 대비 4분의 1 수준에 판매한다. 독일제 정수기도 중국 직구를 통하면 3분의 1 수준에서 살 수 있다. 몰테일 측은 “의류와 장난감 등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 타오바오 등을 이용하는 해외직구족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온라인 포털은 영어 서비스를 거의 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최근 네이버, 구글 등 포털에서 제공하는 외국어 번역기능이 개선되면서 아마존 중국, 타오바오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났다. 홍콩은 통관부가세가 없고, 대부분의 사이트를 영어로 운영하고 있어 직구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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