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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家 오너형제 또 ‘주총 격돌’ ?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지분 佛 매각 싸고 이견
경영복귀 그룹 지배력 강화 복안
박삼구 회장 ‘상호출자 10%’ 해소
佛나티시스에 매각추진 갈등불씨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 금호석화
잠재부실 가능성 이유 내세워
박삼구 회장 사내이사 선임 반대

주가 손실보전 위험 떠안기 변수
지분매입 방식 놓고도 대립각


아시아나항공이 프랑스 나티시스(Natixis)에 금호산업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회장과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박삼구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그룹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지만, 박찬구 회장은 2대주주로서 아시아나항공의 잠재부실 가능성을 이유로 지분 매각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지분 442만주(12.8%)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구조조정을 위해 금호산업에 빌려 준 돈을 주식으로 바꾼 탓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 22일까지 금호산업 지분을 팔아 ‘상호출자’를 해소해야 한다.

이번 지분 매각 가격은 주당 1만2650원 선으로 총 540억원 규모다. 방식은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총수익맞교환(TRSㆍTotal Return Swap)이다. 제3세력을 우호지분으로 유치하는 대신 최소 투자수익과 투자손실은 보전해 주는 방법이다. 공교롭게도 프랑스 나티시스는 현대상선에 투자한 넥스젠캐피탈과 함께 BPCE그룹 산하다.

보전방법은 매년 2.7~4%의 수익 지급이다. 현대그룹이 넥스젠에 보장한 연 7.5%보다는 낮다. 또 현대그룹은 넥스젠이 보유지분을 팔면 ‘되사야 하는 조건(Put Back Option)’이 있지만, 이번 거래에는 이 조항이 없다. 되살 권리를 갖는다면 사실상 우회보유(parking)가 돼 상호출자 해소가 되지 못한다.

계약이행에 대한 일종의 담보물로 아시아나항공은 매각대금 중 100~200억원 정도는 나티시스가 인출할 수 있는 애스크로(조건부 양도) 계좌에 넣을 가능성이 높다. 매년 지급하는 수익은 애스크로 계좌 금액을 제외한 부분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사실 이번 거래의 구조는 법적으로 문제가 거의 없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보전 위험을 떠안는 점이 변수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산이 7조원이 넘고, 매출이 6조원에 달한다. 주가 손실보전 한도도 최대 540억원으로 제한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1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자본총계가 9033억원으로 자본금(9755억원)보다 적은 자본일부잠식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주가와 연동한 자금차입을 했다가 채권단 지원을 받아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투자자로서는 주가와 연계한 계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지분율을 10% 아래로 낮추지 못하면 27일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 안건 처리가 불투명해진다. 상호출자지분이 10% 이상이면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의 지분 30%가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2대주주인 금호석화가 최대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한다면 박삼구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안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는 일단 상호출자금지 위반에 따른 의결권 제한(10% 초과보유)을 피하기 위해 3%가량을 우선 매각하고, 4월 중순 께 나머지 지분을 매각하는 일정을 잡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진행 중인 딜에 대해 우리가 정보를 확인해주거나 얘기해 줄 수 없다”면서 “협상 중인 곳도 한 군데가 아닌데, 협의해 나가고 있는 상황인데 마치 확정적인 것으로 언급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나티시스는 2010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할 당시 1조2000억원의 인수자금을 빌려오려 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해외법인이 아니라 본사를 상대로 한 대출이라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외국환 거래 규정은 현지금융으로 조달한 자금을 국내에 유입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홍길용ㆍ김대연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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