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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학비 뛰는데 연봉은 그대로…MBA의 ‘非효율 경제학’
명문 10개대학 비용 年 6451만원
졸업생 평균 초봉 6년째 제자리
1년제 취업률 작년 82%로 급락


‘월가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지는 미국 명문 MBA(경영전문대학원)의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매년 턱없이 오르는 등록금 때문이다. 그러나 졸업 후 받는 보수는 수년째 정체 중이어서, MBA 학위에 대한 손익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 비즈니스위크는 “MBA 학위의 ‘표시가격’이 비싸지고 있다”면서 “MBA에 대한 투자 수익을 계산하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실제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미국 명문 MBA 상위 10개 대학들이 2016년 입학생의 등록금을 올렸거나, 추진중이다.

특히 하버드대를 비롯해,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듀크대, 다트머스대, 코넬대, 버지니아대 등 7곳 MBA의 학비 평균 인상폭은 4%에 달한다.

인상안이 적용되면 학생들이 1년에 수업료와 수수료 등으로 내야 하는 총 비용은 평균 6만달러(약 6451만원)에 달하게 된다.

생활비나 기타 비용까지 고려하게 되면 미국 명문 MBA 2년 과정에 15만달러(약 1억6128만원)가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등록금 인상에 나서고 있는 곳은 명문대뿐만이 아니다. 일반 대학들도 앞 다퉈 MBA 수업료를 올리고 있다.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에 따르면 미국 MBA 2년 과정에 들어가는 총 수업료는 2007년 평균 3만2473달러에서 2012년 4만4476달러로, 6년 간 37% 올랐다.

사립대의 경우 이 기간 27% 인상돼 평균 5만5451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MBA평가기관 QS의 눈지오 쿼커렐리 대표는 “미국 비즈니스 스쿨들이 매년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며 “특히 명문 MBA에선 연간 3∼5%의 인상폭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처럼 MBA 학위를 따는 데 갈수록 많은 돈이 들지만, 투자한 만큼 수익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QS가 하버드 등 명문대 7곳의 MBA 졸업생들을 채용한 기업 3500곳을 조사한 결과, 졸업생의 평균 초봉은 약 9만3000달러로, 2008년 이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년제 MBA 평균 초봉도 8만∼9만달러 선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금융업계가 직원들의 기본급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에 MBA출신이 받는 초봉도 몇년째 정체돼 있다.

여기에 보너스를 아예 없애버리는 분위기까지 확산되면서 MBA 출신들이 누리던 혜택은 크게 반감됐다.

설상가상으로 MBA 졸업장으로 취업 조차 담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미국 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GMAC) 조사에 따르면 2년제 MBA 졸업생의 취업률은 2012년 90%에서 지난해 92%로 오른 반면, 1년제 출신 취업률은 같은 기간 89%에서 82%로 주저앉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1955년만 해도 3000명에 불과했던 MBA 졸업생이 2000년엔 10만명까지 늘었다”면서 “MBA 난립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학비 인상 등으로 졸업생들이 학위 소지로 얻는 이익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강승연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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