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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승연의 조용한 ‘선제경영’
한화케미칼 드림파마 매각 실탄 마련
태양광에 주력 · 제조는 B2B 집중
김승연 회장 등기임원 사퇴 불구

‘구조조정의 마술사’ 면모 여전


한화그룹이 김승연<작은 사진> 회장이 풀려난 지 한 달여 만에 발빠른 ‘구조조정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이 등기임원에서는 물러났지만 한화그룹이 총수가 아니고서는 내리기 어려운 굵직한 의사결정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 회장은 예전에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1997년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구조조정의 마술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번에도 ‘마술사’로서의 면모를 조용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의 이번 구조조정 전략은 여유가 있을 때 ‘군살’을 줄여 향후 닥칠 위기에 대비하는 ‘선제(先制)’로 요약된다.

제조 부문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의 무게를 줄이고, B2B(기업간 거래)로 역량을 집중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B2B는 사업 규모가 크고 수익도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최근 재계의 핫 트랜드로 각광받고 있다. 반면 금융부문은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내부 체력정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마술’의 주무대는 역시 그룹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화케미칼이다.

한화케미칼은 우선 최근 제약 자회사 드림파마를 매각하기로 하고,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또 다른 자회사 한화L&C는 오는 7월까지 건축자재사업 부문 매각을 마무리하고 소재사업 부문에 집중하기로 하고, 현재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서 축적된 ‘실탄’을 바탕으로 B2B 사업 강화는 물론 재무구조 개선과 태양광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화는 미국 다우케미칼의 기초화학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해 오너 경영 공백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금융 부문에 대해서도 한화는 메스를 가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한화생명은 별도 인력 감축 계획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직원 50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자 350명을 전원 퇴직조치했다.


이밖에 골목상권 지원 취지로 한화는 한화갤러리아의 커피사업 부문인 커피 전문점 빈스앤베리즈 사업도 접고,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 또한 ‘B2B 집중’이라는 의미와 맞아 떨어진다.

외환위기 당시 김 회장은 한화바스프우레탄, 한화NSK정밀, 한화GKN, 한화종합화학 과산화수소산업, 한화기계 베어링 부문, 한화자동차부품 등을 매각했고 한화투자신탁의 지분 20%를 매각하고 경영권도 미국 회사에 위임했다. 주력 계열사였던 한화에너지 정유 부문도 현대정유에 팔았다. 이 같은 과정끝에 1997년 말 부채비율 1200%로 도산위기에 놓였던 한화는 부채비율을 200%대로 낮출 수 있었다.

신상윤ㆍ김윤희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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