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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 쇼핑] ‘빛의 트랜스포머’ LED…다시 인류를 밝히다
LED조명 전력 소비량
백열등의 20% · 형광등의 절반
수은 등 유해물질 배출률 0%

살균 · 공기청정 · 가스탐지
식품 · 제조 · 미용 · 의료…
친환경 식물재배로까지 활용

새로운 에너지 절약 수단
‘빛의 혁명’ 세상에 불을 밝히다


새로운 ‘빛’의 발견은 언제나 인류의 삶의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약 260만~60만년 전, 구석기 시대 원시인들이 부싯돌의 발명으로 얻은 것은 화식(火食)과 난방뿐이 아니었다. 빛이 생긴 덕분에 그들은 더 안전하고 따뜻한 동굴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밤에도 돌을 쪼개 도구를 만들 수 있었다.

상상이지만 덕분에 동료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도, 짐승 소리 같은 어설픈 언어로 대화하는 시간도 조금은 늘어났을지 모른다. 빛이 어둠을 몰아내고 선물해 준 최초의 ‘여가(餘暇)’인 셈이다.

램프와 양초, 가스등과 석유램프의 시대를 지나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이 진공 탄소필라멘트를 이용한 최초의 전구를 발명하면서 인류는 다시 한 번 변혁을 맞이하게 된다.

크립톤 전구, 할로겐 전구 등 에디슨의 전구를 개량한 여러 종류의 광원(光源)이 세상에 등장하면서 빛은 더 이상 생존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삶의 곳곳에서 인간의 감성을 채워주는 하나의 ‘예술’이 됐다.

그리고 21세기, 우리는 다시 한 번 ‘빛의 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이끄는 빛의 원천은 LED(Light Emitting Diode)다.

백열등이나 형광등 같은 기존의 조명보다 월등한 ‘광효율’(소비된 전기에너지가 빛으로 변환되는 비율)을 자랑하는 LED는 낮은 전력소모량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 절약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은ㆍ필라멘트 등의 유해물질 배출률 0% ▷다양한 빛의 세기와 파장 ▷자외선(UV) 등 다른 기술과의 융합성 등 수많은 장점으로 우리의 삶을 ‘친환경’으로 이끌고 있다.

▶새로운 ‘빛’의 등장과 부상=LED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2년 당시 미국 제네럴일렉트로닉스(GE)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던 닉 홀로니악이 ‘합성 갈륨비소(gallium arsenide phosphide)’를 활용한 발광 다이오드를 만들어낸 것.

LED는 등장 때부터 새로운 광원으로 주목받았지만, 비싼 가격 탓에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들어 TV, 스마트폰, 모니터 같은 전자제품과 실내등, 자동차등, 가로등 같은 조명기구에 대거 적용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다.

서울바이오시스가 지난해 9월 세계 최로로 발명한 ‘UV LED 스마트폰 살균기’

그중에서도 광원으로서의 LED가 주목을 받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면서부터다. LED 조명의 전력소비량이 백열등의 20%, 형광등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의 정부가 새로운 에너지 절약 수단으로 LED를 선택한 것.

실제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전력난을 겪은 일본은 2011년부터 즉각 백열등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미국은 올해까지 단계적으로 백열등을 퇴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08년 12월 발표한 계획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백열전구의 생산과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급률 5%에 불과했던 국내 LED 시장도 급속히 성장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명기기 시장에서 LED 조명의 전체 시장 규모는 약 5000억~6000억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지난해 9% 수준이었던 LED 조명의 조명시장 점유율은 올해 15%, 2015년에는 28%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ED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다=재미있는 점은 백열등이나 형광등 같은 과거의 조명과는 달리, LED 조명은 단지 어둠을 밝히는 용도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TV, 스마트폰, 모니터 등 전자제품의 화면을 밝히는 부품에서부터 친환경 식물재배, UV LED를 이용한 신개념 가전제품까지 LED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LED를 이용한 ‘친환경 식물재배기’는 최근 웰빙 열풍을 타고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아이티컨퍼런스의 ‘LED조명 식물재배기’

재배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태양광보다 청색광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LED 조명을 조절해 빛을 쬐어주면, 식물이 방어기제 차원에서 비타민, 베타케로틴 등 항산화 물질을 더 많이 만들며 자라난다.

빛의 세기와 파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LED 조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유지비가 적게 들고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아 도심에서도 ‘무농약 유기농 채소’를 언제든 공급받을 수 있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상추나 치커리, 청경채 등 우리가 자주 먹는 엽채류를 최대 32포기까지 직접 재배할 수 있는 가정용 LED 식물재배기는 가격도 30만~100만원대로 그리 비싸지 않아 자녀교육용이나 소규모 채소재배용으로 인기가 높다.

미세먼지와 세균 감염 등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가전제품에도 LED가 활용된다. ‘LED 공기청정기’ 가 바로 그것.

이때 사용되는 LED의 종류는 ‘UV LED’ 모듈이다. UV LED란 자외선을 방출하는 LED로, 각 200나노미터(㎚)에서 400나노미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파장의 자외선을 구현할 수 있다. 이 파장을 조절해 살균, 공기청정, 의료, 가스탐지, 식품 제조, 미용 등 다양한 용도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서울바이오시스가 지난해 9월 세계 최로로 발명한 ‘UV LED 공기청정기’

국내에서는 서울반도체의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UV LED 모듈 기술을 활용한 휴대용 공기청정기와 스마트폰 살균기, 중형 공기청정기를 개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 또는 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ODM)으로 전 세계 가전회사에 유통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ED 스마트 세상과 연결되다=전류의 세기에 따라 자유자재로 빛의 변화가 가능한 LED 조명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 시스템과 연동,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성조명’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마트 조명은 LED 전구가 장착되는 소켓에 다양한 통신 방식(WiFi, Bluetooth, Zigbee 등)의 통신 모듈을 내장해 사용자가 가진 스마트 기기로 자유롭게 조명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올 1월 필립스가 출시한 스마트조명 ‘휴(hue)’가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600만 가지의 색상 표현이 가능하며, 설정된 시간에 자동으로 점ㆍ소등을 하는 타임 세팅 기능도 갖췄다.

③필립스의 스마트조명 ‘휴(hue)’를 적용한 실내 모습

아울러 온라인 자동화 서비스인 ‘이프트(IFTTT)’와 연동하면 날씨, 주식정보 등 인터넷상의 광범위한 데이터 소스를 활용한 다양한 조명 설정도 가능하다.

가령 기온이 영하일 때는 파란색 조명이 켜지도록 설정하거나, 본인의 SNS 계정에 새 글이 등록됐을 때 조명을 깜박이게 하는 식이다.

필립스는 이 같은 스마트 LED 조명 시장의 확대로 지난해 조명사업부 전체 매출액의 34%를 LED 조명으로 달성했다. 필립스는 2020년까지 이 수치를 75%로 늘려 LED 조명으로의 전환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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