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KT ENS 허위매출채권 담보 1조8000억 불법대출 16명 검거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KT ENS 협력업체들의 사상최대 규모 대출사기를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조8000억원대 부정대출을 받은 혐의로 KT ENS 시스템영업개발부 부장 김모 씨와 협력업체 대표 등 16명을 검거해 8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수사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간부 김모(50) 팀장이 범인 도피 등에 연루된 혐의를 포착해 18일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KT ENS 김 씨는 허위 매출채권양도승낙서 등을 위조하고, 협력업체들은 허위세금계산서와 위조돈 물품납품확인서 등을 금융기관에 제출, 마치 매출채권이 있는 것처럼 속여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08년 5월부터 약 5년여에 걸쳐 부정대출 받은 액수만도 1조8000억원에 달한다.

KT ENS 김 씨는 협력업체 8곳으로부터 1회에 수십억원 상당의 휴대전화 단말기, PMP 등을 납품받았고 이에 대한 대금지급 의무가 있다는 문서를 위조, 협력업체는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 16곳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특히 이들은 대출금 상환기일이 도래하면 기존 대출금을 ‘돌려막기’하다 SPC사를 설립한 뒤 허위매출채권을 SPC사에 양도하고 SPC사는 이 허위 매출채권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앙티엔씨 대표 서 씨, 엔에스쏘울 대표 전 씨 등은 사기대출 받은 돈으로 상장회사인 다스텍과 별장 등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KT ENS 시스템영업개발부 부장 김 씨 역시 외제승용차와 법인카드 등을 제공받아 사용했고, 필리핀, 마카오 등에서 도박 등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공범 가운데 12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해외도피 중인 엔에스쏘울 전 씨의 행방을 좇고 있다.

한편 금감원 간부 김 팀장은 지난 1월 금감원이 대출 사기사건을 조사하자 KT ENS 협력업체인 엔에스쏘울의 전 씨 등에게 알려 해외로 도피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팀장을 18일 소환조사했으며 향후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팀장은 협력업체 대표들과 2008년부터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팀장은 2008년 중앙티엔씨 대표 서 씨와 경기도 시흥의 230억 상당의 농원을 구입하는데 1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30%를 갖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주범인 서 씨를 지난달 16일 체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해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를 확보하고 친분관계를 확인했다. 문자메시지에는 “명절 때 선물 보내줘서 고맙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금감원이 이번 대출사기 사건을 처음 확인한 1월 29일 김 팀장과 서 씨의 통화내역이 집중된 사실을 밝혀냈다. 이틀후 31일 김 팀장이 협력업체 대표들을 만나 조사진행 사항을 설명해주고 대책을 논의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후 주범 가운데 한 명인 전 씨는 4일날 해외로 도피했으며 경찰은 김 팀장이 주범 도피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기관별로 대출한도 승인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와 매출채권담보의 진위 여부 확인과정의 적정성 등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아울러 약 2894억원의 미상환금 회수를 위해 대출금 사용처 등을 추적하고 있다.

kih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