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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문화 시민, 책 덮었다…독서량 5년새 7권 이상 감소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문화 시민’ 서울 사람의 자긍심이 흔들리고 있다. 문화 소양의 기본 척도인 책 읽는 사람은 급감했고, 문화 공간인 도서관을 찾는 시민도 별로 없다. 바쁜 일상 탓에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데다 놀이 문화가 발달하면서 책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서울시가 분석한 ‘2013년 독서실태 및 공공도서관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민의 연간 독서량은 11.96권으로, 지난 2008년보다 7.52권 줄었다. 한달에 책 한권도 안 읽는 시민이 많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월간 독서량은 2.41권에서 1.88권으로 0.53권 감소했다. 도서 종류(일반도서ㆍ만화ㆍ잡지)와 독서 시기에 따라 연간 독서량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6개 시ㆍ도에서 실시한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서울 시민의 독서량이 전국 평균(9.2권)보다 근소하게 많지만, ‘도서관 천국’인 서울에서 책 읽는 시민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10세 이상 서울 시민 1000명에게 1:1 개별면접 방식으로 한달간 독서실태 및 공공도서관 이용실태를 조사했다.

▶시민 44% “주말에 책 안 읽어요”=서울 시민의 평균 독서량은 약 94.9분(주말 52.1분ㆍ주중 42.7분)으로, 2시간 이상 책 읽는 사람은 37.5%에 그쳤다. ‘평소 독서를 전혀 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26.0%에 달했다. 특히 쉬는 날인 주말에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람은 43.5%로 집계돼 주중(38.9%)보다 책 읽는 사람이 더 적었다.

서울 시민의 독서량은 대체로 나이가 많을수록 감소했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대부분인 20대의 독서시간은 136.7분으로 가장 많았고, 초ㆍ중ㆍ고교생인 10대가 123.3분으로 뒤를 이었다. 40대의 독서시간이 103.6분으로 30대보다 14.4분 더 많았다. 장년층인 50대와 60대 이상 고령층의 독서량은 10대의 절반 수준인 60분대에 그쳤다.

독서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쁜 일상’ 때문으로 집계됐다.

서울 시민 10명 중 3명은 ‘일이 바빠서 시간이 없다’(33.3%)고 말했고, ‘독서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0.9%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독서 장애 요인으로 ‘TV시청과 컴퓨터 이용으로 시간이 없다’(18.1%), ‘다른 여가활동을 즐기기에 바쁘다’(8.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든 만큼 도서 구매량도 감소했다. 서울 시민의 월 평균 책 구매량은 0.66권으로 지난 2008년보다 0.02권 줄었다. 또 한달에 책을 한권도 안사는 사람도 46.3%로 집계됐다.

반면 전자책의 선호도는 5년 전보다 크게 증가했다. 선호하는 책의 형태를 보면 종이책이 90.2%로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전자책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9.8%로 의미있는 통계가 나왔다. 2008년 조사에서는 2.7%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보급되면서 시민의 독서 행태도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민 74% “도서관 가본적 없어요”=서울시와 자치구가 앞다퉈 도서관 신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도서관 이용실태조사에서 ‘최근 1년간 도서관을 이용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73.8%가 ‘비이용’으로 응답했다.

실제로 이용한 시민은 26.2%에 그쳤는데, 이는 2008년보다 4.0%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시립이나 구립 등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비중도 이와 비슷한 25.7%로 집계됐다. 자치구 등에서 만든 ‘작은도서관’ 이용률은 14.8%로 더 저조했다.

특히 ‘도서관의 이용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시민은 51.6%(작은도서관 55.6%)로, 5년새 14.7%나 늘었다. 서울시 도서관 활성화 정책의 수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아울러 도서관을 이용하는 서울 시민이 지적한 긴급개선분야는 ‘개방시간’과 ‘도서관 직원의 접촉’, ‘도서 보유량’ 등으로 조사됐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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