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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학과 2만개 육박…‘학과名 홍수시대‘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도대체 우리나라 대학의 학과(전공) 수는 얼마나 될까. ‘그들만이 아는 비밀’이라는 우스갯 말이 나올 정도로 대학관계자 조차도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매년 수많은 학과가 신설되고, 폐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학과 신설 및 폐과는 정부 인가 사항이 아닌 대학 자율이다보니,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유는 하나다. 대학 수가 워낙 많다보니 학생들을 유인할 묘수가 필요하다.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헤쳐나가야 할 대학들이 뭔가 색다른 이름으로 계속 포장(?)하는 것은 그래서다.

가히 ‘학과 홍수시대’로 불릴 만 하다. 다양한 학과는 시대 변화와 다양성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대학 학과 수가 홍수시대를 이루고 있다. 교육의 다양성을 맞추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명패를 바꿔 학생들을 유인하기 위한 홍보 전략이라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강대, 연대, 성균관대 캠퍼스 전경 사진. [헤럴드경제DB][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문제는 학과 이름만 이색적이고, 그럴 듯 할 뿐 기존 학과에서 ‘명패’만 바꾼 유사학과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이에 해외 유명 대학과 비교할 때 우리 대학들은 ‘잡화점 수준’의 학과 운영으로 너무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학과 통폐합이 대학 구조조정의 필수 요소로 부각될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교육개발원의 대학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대학(전문대 포함)의 학과 수는 무려 1만9371개에 달했다. 2만개를 돌파할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안훈기자/rosedale@heraldcorp.com]

대학 학과 수는 2010년 1만9137개, 2011년 1만9265개, 2012년 1만9508개 등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 다소 감소했지만, 이는 전문대학들의 구조조정과 맞물린 결과이며 실제 4년제 일반대학의 경우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1만 865개), 2011년(1만925개), 2012년(1만1124개), 2013년(1만1126개) 등 매년 신설되는 일반대학의 학과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학과 수가 2만개에 육박하지만 크게 분류해 보면 인문계열, 사회계열, 교육계열, 공학계열, 자연계열, 의학계열, 예체능계열 등 총 7가지로 나눌 수 있다. 언어계열의 경우 언어, 문학, 인문과학 등으로 구분되는 등 좀 세분화하면 35개, 우리가 흔히 익숙한 국어국문학, 경영학 등으로 학과를 구분하면 121개로 구분된다. 결국 121개의 학과에서 파생돼 100배 가량 유사 전공분야가 늘어난 셈이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학과 수가 이처럼 많이 개설되면서 시대 변화에 발빠르게 맞추고, 교육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산학맞춤형 특성화 학과들이 잇따라 생겨나면서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상당수 대학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매력적인 명칭으로 학과 명패만 바꾸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명칭만 다를 뿐 실제로는 같은 전공분야의 유사학과들이 봇물처럼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애꿎은 학생만 피해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들이 중구난방으로 학과를 개설하다 보니 학생들은 학교 간판만 바라보게 되고, 결국 전공은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결국 학과 통폐합이 대학구조조정의 해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학마다 학과 통폐합 등 제대로 된 구조조정에 나서 정원을 감축하고, 현실에 맞게 학과를 개편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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