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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 RICHEST] 자식아닌 미래위해 세상과 나누는 ‘해외 부자’
[특별취재팀=홍승완ㆍ김상수ㆍ도현정 기자] “물려받은 재산은 득보다 실이 많다.” “자식이 아닌 미래를 위해 부를 나누겠다.”

재산 상속이 당연시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가족에게 부를 세습하지 않는 부자도 많다. 세계적 거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을 비롯해 많은 슈퍼리치가 재산을 사회나 회사에 환원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사회로부터 얻은 부를 사회로 돌려주겠다는 기부행렬이 대표적. 세습받은 부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자칫 도덕적 해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의 세습’, 가족경영이 과감한 투자와 빠른 결단력을 보장한다면, 이들이 선택한 ‘부의 환원’은 안정적인 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한층 가깝다. 부의 세습인가, 부의 환원인가. 국내외 슈퍼리치의 두 갈래 선택이다.

게이츠는 2010년부터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기빙플레지(Giving Pledge)’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22명의 부자가 이 운동에 동참했다. 보유 재산이 760억달러(포브스 기준)인 빌 게이츠는 배우자 멜린다 게이츠 사이에서 3명의 자녀가 있다. 그는 이들 자녀에게 극히 일부분의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밝혔다. 대신 재산 대부분을 빈곤퇴치 전문단체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에 헌납했다. 


게이츠와 기빙플레지운동을 함께 시작한 워런 버핏의 재산은 582억달러. 그 역시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2007년 21억달러를 기부한 것을 비롯해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느낄 정도의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재혼을 거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척 피니는 세계 1위 면세점 ‘듀티프리쇼퍼스(DFS)’의 창업자다.

그는 “보통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한다. 75억달러 상당의 재산을 보유했던 그는 현재 재산이 200만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1만원 상당의 시계를 차고 다니며, 비행기도 항상 이코노미석만 탈 만큼 근검절약을 실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 세계 10대 광산 중 가장 경제적 가치가 높은 광산 3개를 보유한 지나 라인하트는 177억달러의 재산으로 호주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자다. 그는 최근까지도 자녀와 법적 공방을 벌였다. 재산을 물려달라는 자녀와, 물려줄 수 없다는 그의 갈등이 소송전으로까지 비화한 것.

라인하트는 “내 자식을 포함 요즘 젊은이는 세상을 사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이나 판단력, 직업윤리 등을 갖추지 못했다”며 재산 상속을 거부했다. 결국 지난해 라인하트가 한 발 물러서고, 자녀가 소를 취하하면서 법적 공방은 일단락됐다.

5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인텔사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는 아내와 고든앤베티무어재단을 설립, 이를 통해 재산을 과학기술 지원 등에 기부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수학센터도 그의 기부로 설립됐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미래 세대에게 재산을 나눠주겠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미국 석유업계의 거물 T 분 피컨스는 “물려받은 재산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한다. 그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주 언급하는 것은 어린 시절 아르바이트의 일화. 12세 때 156개 지역까지 신문을 배달했다고. 어린 시절의 혹독한 경험이 오늘날 그를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자수성가를 강조한다는 의미다. 


테드 터너는 미국 대표 언론기관 CNN 창업자로 유명하다. 부동산자산도 많아 미국 뉴멕시코주엔 2400㎢에 이르는 목장도 소유하고 있다. 개인 소유로는 미국에서 가장 큰 목장이다. 5명의 자녀를 둔 그는 기빙플레지운동에 동참,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126억달러의 재산을 보유, 러시아에서 8번째로 돈이 많은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러시아 내 부호의 투자자산을 관리하는 인터로스사의 창업자다. 3명의 자녀를 슬하에 둔 그 역시 재산 대부분을 상속이 아닌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빌 아크만은 해지펀드사인 PSCM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다. 3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아내와 함께 적극적으로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슈퍼리치로 꼽힌다.

그는 “어린 시절 남에게 베푸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항상 강조했던 아버지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나 역시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다. 더 많이 베풀수록 더 많이 행복해진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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